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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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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고성 왕곡마을 & 현무암

  • Date.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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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선희 본지 객원작가이자 전 디지털타임스 디지털뉴스부장
  • 사진 홍원기 본지 객원작가

산허리를 따라 흘러내린 검은 마법의 돌
바다가 어루만져준 섬세한 자연의 무대가 만들어낸 현무암 더미
그 옆 국가민속문화재 제 235호 고성 왕곡마을



현무암이 쏟아져 내렸다.

산 위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은 듯 보이던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 운봉산 중턱에서 만난 돌무더기는 거대한 성곽이 무너져 내린 듯 보이는 모습이었다.
돌들이 중턱까지 내려와 거대한 ‘돌강’을 만들어 냈다.
군부대 옆 산길에 들어선지 채 십여 분이 안 된 지점에서 만나게 된 거대한 광경이 보는 이를 압도했다. 갑자기 눈앞으로 다가선 거대한 돌 강은 상상 이상의 규모였다.
거뭇거뭇한 돌 위에는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돌 이끼가 피어있다. 그 위에는 덩굴 풀들이 수북하게 자란 곳도 있다. 나무뿌리가 뻗어 올라 거대한 돌 위로 얽히고설킨 곳도 눈에 띈다. 오래된 성벽이 사람들의 손길을 받지 못해 무너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인 나라에서 쓰다 버린 몽당연필이 쌓여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너진 돌무더기 중간 중간 육각형의 돌덩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의 다각형을 떠올리게 하는 이곳의 돌 강은 사실 약 720만~750만 년 전인 신생대 제3기의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알칼리 현무암으로 알려져 있다. 지표면 위로 올라온 용암이 식으면서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 등 다각형의 주상절리로 만들어졌고, 지상에 노출되어 오랜 시간을 거쳐 부서지고 떨어져 나가 이런 독특한 화석지형인 암괴류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마치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보여 그 모양을 따라 부르는 ‘암괴류(岩塊流)’는 우리말로 ‘너덜겅’으로도 불린다. 제주도에서나 볼 것으로 기대했던 현무암을 볼 줄이야……

운봉산의 현무암은 좀 다른 모습이다. 지름이 평균 30~40cm로 보이고, 더 큰 돌덩이는 족히 1m는 넘어 보이기도 한다. 




150여년의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북방식 전통 가옥 마을, 왕곡
독특한 화산지형을 엿볼 수 있는 운봉산에서 차로 북쪽 방향으로 십여 분 달리면 전통민속마을인 고성 왕곡마을에 닿을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마을 뒤를 감싸고 있는 두백산에 드리운 거대한 검은 그림자를 볼 수 있다. 스치듯 보면 검은 그림자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집중해서 보면 그 그림자 또한 현무암 주상절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운봉산을 비롯해 왕곡마을과 송지호를 둘러싸고 있는 고성산, 오음산, 두백산은 모두 300m 이하의 작은 봉우리로 화산활동의 영향을 잘 보여주는 독특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두백산 정상에 오르면 고즈넉한 왕곡마을과 송지호, 고성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치는 아름답지만, 현무암 암괴류나 주상절리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경로는 없다.
왕곡마을은 고려말 함부열이 조선 건국에 반대하며 은거한 것이 시초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세기부터 600여년간 강릉 함씨, 강릉 최씨, 용궁 김씨 등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 됐으며 임진왜란으로 폐허가 된 후 재건돼 현재에 이르렀다.


150여년의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마을이다. 19세기를 전후해 지어진 북방식 전통가옥들이 군락을 이뤄 원형대로 보전된 까닭에 2000년 국가민속문화재 제 235호로 지정됐다. 30여 채나 되는 초가집이 밀집 보존돼 있고, 마을을 둘러싼 논과 밭은 이 지역 주민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 이미 모내기가 끝난 논과 밭 사이로 맨들맨들한 장독대와 얼마 전 손을 본 것 같은 지붕 이엉, 오후 한 낮을 즐기는 누렁이와 장작더미는 한 세기이상을 꿋꿋하게 버텨온 주민들의 근면함을 보여주고 있다.
평온한 주말, 걷다 보면 세월을 뛰어넘어 타임머신을 탄 듯하다.


문의
강원평화지역국가지질공원. 033-249-3881. https://koreadmz.kr
(사)왕곡마을보존회. 033-631-2120. www.wanggok.kr


TIP
▶고성왕곡마을은 10월 31일까지 주말 상설체험을 운영중이다.
▶​활쏘기,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널뛰기, 그네타기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영화 ‘동주’의 촬영장소인 정미소를 돌아보고 다도 체험과 뻥튀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숙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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