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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두 번째 DMZ 평화의 길

  • Date.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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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  조용준_여행칼럼니스트, ‘여행을 부르는 결정적 순간’의 저자
  • 사진 :  조용준. 박상운_강원도청 대변인실

고성구간 이어 두 번째 DMZ 평화의 길
백마고지 일대, 화살머리고지…

철조망 너머 텅 빈 숲은 시간이 멈춘 경계의 땅
걷거나 차를 타고 이동, 총 15km, 3시간
처음 열린 금단의 땅…
역곡 천 따라 희망도 흐른다


분단 이후 70여 년 동안 시간이 멈춘 비무장지대.


DMZ가 열렸습니다. 철조망 너머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적막한 곳이 ‘평화의 길’이란 이름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것이지요.
지난 4월 27일 DMZ 평화의 길 고성 구간에 이어 6월 1일부터 철원 구간도 열렸습니다.
철책선 통문을 열고 DMZ 깊숙한 곳까지 들어갑니다. 민간인에게 처음 출입을 허락한 길입니다. 그동안 DMZ을 내세운 관광지나 여행상품은 여럿 있었지만 ‘진짜 DMZ’ 안으로 들어가는 여행은 없었습니다.
철원은 6ㆍ25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장소입니다. 유해발굴을 하는 화살머리 고지를 비롯해 백마고지, 김일성 고지, 피의능선, 낙타 봉 등 여러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남북과 연합군, 중공군은 처절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김일성은 드넓은 철원평야를 차지하지 못하자 김일성 고지에서 3일간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 같은 얘기도 전해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식 개방을 앞두고 아무나 걸을 수 없었던 그래서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진 그 길을 다녀왔습니다.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 속에 잠긴 ‘화살머리 고지’의 감시초소(GP)까지 입니다. 철책 선을 따라 걷거나 또는 차를 타고 총 15km, 3시간 코스 입니다.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평화의 길에서는 한국전쟁의 전투 현장이며 남북을 넘나들며 흐르는 역곡천, 대자연의 풍광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걷는 내내 DMZ의 긴장과 비장함, 그리고 평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복잡한 감정이 물결칩니다.

철원구간 정식 개방을 앞둔 지난 5월 29일 강원도청 관계자와 출입기자단 현장답사에 동행했다.
백마고지 전적비입구에서 안내와 통제를 맡은 이재욱 중령의 상세한 브리핑으로 답사가 시작됐다.

출발지는 현재 민간에 공개된 철원의 백마고지 전적지. 반환점은 DMZ 안쪽의 화살머리 고지 GP다.

총 이동 거리는 15㎞ 남짓인데 이 중 3.5㎞ 구간만 걷고, 나머지는 차로 이동한다. 이렇게 움직이면 3시간쯤 걸린다.

고성 구간과 차이가 있다면 철책선의 통문(비무장지대로 들어가는 공식적인 통로)을 열고 비무장지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안보 견학장으로 승인을 받았기에 방탄조끼나 철모 등 군 장비를 착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지척으로 탐방은 철저한 안전위주로 이뤄진다. 


1회 20여 명의 탐방 객이 탄 16인승, 12인승 차량 앞에는 항상 군 차량이 앞장선다.
탐방 객 한 팀에는 해설사 1명과 트레킹과 응급조치 등 전문 교육을 수료한 철원군청 소속의 셰르파(안전요원) 두 명이 함께한다.
“만약에 특이동향이 있을 시에는 바로 탐방을 중지하고 철수시킬 것”이라고 이재욱 중령은 설명했다.

이동을 시작한다.
먼저 백마고지전적비가 눈앞에 들어온다.
전투 당시 목숨을 잃은 844명의 전사자들을 기리는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또 총 사상자의 수인 3423명분의 평석이 깔려있다.
백마고지 전적지 언덕 아래에 자물쇠로 잠긴 철문이 열렸다.
본격적인 평화의 길 철원 구간 탐방 길이다. 철문을 통과해 3분여 걷다 승합차를 타고 1.5㎞를 이동한다.
조망대에 차가 멈췄다.
백마고지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정면 철조망 너머로 역곡천이 굽이쳐 흐른다.
북에서 발원한 역곡천 물길이 남쪽을 향하다 물굽이를 다시 북쪽으로 돌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곡천은 물길이 거꾸로 흐른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거스를 역(逆)’에 ‘골 곡(谷)’ 자를 쓴다.
반세기 넘게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은 녹슨 철책에 가로막혀 있다. 이 철책에 설치된 광망 장비는 누군가 압력을 가하거나 절단을 시도하면 내부에 흐르는 빛 입자 세기 변화를 통해 바로 감지가 가능한 첨단 장비다.

공작새 능선 조망대까지 3.5㎞. 오른쪽으로 역곡천이 함께 한다.

동행한 군인들의 표정에서 긴장이 묻어났다.
하지만 철조망 아래로 샛노란 씀바귀 꽃이 지천으로 피어 탐방객을 반기고 있다.
이따금 날아가는 산새들의 소리를 제외하면 들리는 것은 바람소리뿐이다. 고요하고 차분하고 너무 평화롭기까지 하다. 무장한 군인, 지뢰표시, 철조망만 아니면 한적한 농촌마을 풍경 그대로다.
“천연기념물의 80%가량이 DMZ에 서식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고라니, 멧돼지 등이 새끼를 이끌고 다니는 것도 목격할 수 있다”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공작새 능선 조망대에 도착하면 철책 너머 역곡천과 공작새 능선, 백마고지 측면, 화살머리고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조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철원 구간의 백미다. 역곡천과 그 옆으로 나란히 굽이친 철책 너머 숲은 시간이 멈춘 경계의 땅이자 다시 이어나갈 평화 땅이기도 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벽은 높다는 사실은 금방 알 수 있다.
사진 한 장을 담으려고 해도 곳곳에서 “군사 시설이라 찍으면 안 된다”는 군 관계자의 서슬 퍼런 말이 날아온다.
아직은 눈으로만 담아야할 평화들이다.
삼엄한 철조망과 지뢰지대 표지판 건너편에 막 모내기를 마친 논이 낯설다.
차는 DMZ로 들어가는 거대한 추진철책 통문 앞에 섰다. 중무장 병력이 지키는 통문 앞의 삼엄함은 지금까지 걸어왔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삼엄한 경계의 통문에 ‘체포 및 사살’을 경고하는 문구가 섬뜩하다.
아쉽게도 이날 사전탐방은 화살머리고지로 향하는 통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마침 이날 화살고지일대에서 남북공동유해발굴 장병들이 지뢰제거와 기초발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 십대의 군용차량과 장병들이 통문을 넘나드는 모습은 비장함으로 가득했다.

이쯤 DMZ에 대해 알아보자.
남북한의 경계인 군사분계선(MDL)을 중심으로 남쪽 2㎞ 지점에 남방한계선이, 북쪽 2㎞ 지점에 북방한계선이 있다.
DMZ는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의 폭 4㎞의 지역을 말한다.

이게 공식적인 DMZ다. 그런데 남북 대립의 시기에 남과 북 모두 한계선 철책을 군사분계선 가까이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남쪽 철책과 북쪽 철책 사이의 폭은 2㎞ 정도로 줄어들었다.
‘진짜 DMZ’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말하는 건, 2㎞ 폭의 추진철책선 안쪽의 DMZ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굳게 잠긴 통문이 열고 이 남방한계선을 넘는 것이다.

화살머리 고지는 6ㆍ25 전쟁의 막바지 격전지다.
정전협정과 군사분계선 확정을 앞두고 이 고지에서는 한 뼘이라도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한 피비린내 나는 고지전이 펼쳐졌다.
화살머리고지는 해발 281m 높이로 이곳에서는 내부를 제외한 외부 촬영이 엄격히 통제된다.

아래쪽 벙커지역에는 GP를 지키는 군인들의 사진과 이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남북간의 군사합의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 4월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유해발굴과 지뢰제거 작전 도중 발견된 유물들이다. 대여섯 개의 구멍이 난 철모, 장전된 M1총, 여러 개의 피탄 자국이 있는 수통 등 녹이 슨 유물들이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말해준다.
위층에서는 1.9~2.4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북한군 GP, 철원평야를 바라볼 수가 있다.

걸으며 바라본 남북의 산하는 맑고 푸르렀다. 남북 간 정상이 만나고 평화무드는 조금씩 싹트고 있지만 DMZ은 아직 팽팽한 갈등과 최전방의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TIP
탐방 신청=인터넷 두루누비 사이트(www.durunubi.kr)에 접수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4인 이하만 가능하며 4인을 초과하는 단체 신청은 허용되지 않는다.
화요일과 목요일을 빼고 하루 두 번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한다.
음식물이나 주류, 담배 등은 휴대가 금지되고, 군사시설물이나 허가되지 않은 지역을 배경으로 한 사진 촬영도 엄격하게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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