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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20여년 만에 돌아온 습지, 순포

  • Date.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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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상원_강원일보 기자
  • 정리:  조은노_강원도청 대변인실
  • 사진:  윤기승_본지 객원 작가이자 자연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신지식인 1호

20여년 만에 돌아온 습지, 순포
폭우가 걷히고 연삽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삽상한 마음이 푸른 하늘로 날아간다



순포(蓴浦)

순채(순나물)가 많이 나는 물가라 지어진 이름에 습지가 만들어졌다.
경포 호와 더불어 강릉의 대표적인 석호(潟湖) 가운데 한 곳이 되었다.
뜨거운 한낮의 햇볕을 피해 해가 기웃기웃 넘어가는 오후 5시쯤이던 어느 여름날.
중학생 딸과 함께 탐방에 나섰다.


“새야? 모형이야?”

가까이 다가가는 데도 꿈쩍도 않던 왜가리가 놀랐는지, 말귀가 들렸는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더니 훌쩍 날아간다.

참 한적하다.
바로 옆 해수욕장의 바글바글함과 달리 완전한 딴 세상이다.

주황색 해당화 열매가 지천이다. 진분홍으로 사이사이 피어올라 넘치는 꽃 향기는 상큼하다.
부들, 연, 키버들, 이삭물수세미, 새며느리발톱, 해란초, 창포. 서식식물들이 화려했다. 고기도 많다.
낚시 황제로 등극한 강릉 출신 배우 김래원이 낚시를 즐겼다는 이곳에는 멸종위기 종에서 해제된 잔가시고기, 송사리, 황어, 붕어, 잉어, 가물치가 터를 잡았다. 방울새, 개개비,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새매, 황조롱이가 살았고 강릉의 시조(市鳥)라는 고니가 겨울을 지낸다.
순개울로 불리는 순포습지는 순채와 생선으로 주민들의 배를 불려주고 여름이면 더위를 식히는 멱 감는 장소로, 아이들은 바다에서 놀다가 집에 갈 무렵이면 소금기를 씻고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사랑을 받았다.


동해안의 남아있는 18개 석호 가운데에서도 소박하게 자연 그대로 남아 자연사박물관이 되었다.
다양한 생명을 키워내는 자연생태계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단다.
그러던 순포에게도 아픔이 많았다.

1920년대만해도 지형도에 0.089㎢이었던 호수면적이 농지 개간과 토사 퇴적, 식생천의 영향으로 육지화 되고 늪지처럼 변이하면서 생태습지로서의 가치를 상실해 가던 끝에 결국 0.026㎢로 작아지더니 2000년 초반 연이은 사천지역 산불로 인해 습지 내 산림이 전소하면서 토사유출로 습지가 거의 메워져 급기야 급격한 육지화가 진행되기까지 했다.

결국 강릉시와 환경부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순포 습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2011년부터 사업비 121억 원을 투자해 습지 면적을 넓혔다.
7년간의 공사 끝에 마침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외형적으로 15만1천442㎡로 더 커져 탐방로 1.85㎞, 수생식물원 1곳, 조류 관찰 대 3곳, 데크 시설을 갖췄다. 또 몇 년 전부터 순채의 매토 종자를 확인하고 자연발아를 유도해왔다.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깃대종 순채의 서식지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순채는 마을의 지명 유래와도 관계가 깊지만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종이기도 하다.
내년 6월이면 사천면 산대월리 순포 습지에 순채가 만개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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