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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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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강릉에서 떠나는 울릉도 성인봉 투어

  • Date.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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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사진‧어반스케치  조용준_여행컬럼니스트

태곳적부터 한 번도 훼손되지 않은
진짜 천연 원시림을 만나다

섬 안의 섬, 나리분지가 선물하는 오색 빛깔 단풍
1년 300일 안개에 잠기는 울릉도 성인봉

울릉도를 하늘에서 보면 마치 여우의 얼굴을 쏙 베닮았습니다. 얼굴 중심에 코처럼 불룩 솟아오른 것이 성인봉 (984m)입니다. 예로부터 성인이 난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성인봉은 울릉도의 전부나 다름없습니다. 성인봉 자락이 바다와 맞닿은 곳에 마을과 일주도로가 있고, 마을 옆의 산자락을 거슬러 오르면 어김없이 성인봉에 다다릅니다. 성인봉 가는 길은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진짜 ‘천연 원시림’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실제로 태곳적부터 한 번도 훼손되지 않고 천연의 상태를 고스란히 간직한 숲이자 원시림이라고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연중 대부분이 구름과 안개에 잠겨 있는 그 신비함 안으로 들어갑니다. 구름이 드리워진 나리분지의 아침은 강원도 깊은 산골처럼 고즈넉하고 운치 있다.
나리분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화산 분화구다.
성인봉 가는 길은 도동에서 오르는 길과 나리분지에서 오르는 길, 두 갈래다. 도동길이 훨씬 편하지만, 원시림의 치렁치렁한 단풍 숲, 원시림 너머로 보이는 북면의 바다를 만나기 위해서는 나리분지 코스가 제격이다.

특히 아름드리 벽오동과 섬단풍나무, 우산고로쇠 나무, 후박나무, 섬댕강나무, 너도밤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다. 길섶은 섬노루귀, 섬바디, 섬초롱꽃 등 온갖 야생화와 자생식물이 자란다.
등산로 입구에 이르자 마가목이 늘어서 있다. ‘마가목’은 강원도 깊은 산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이곳에서는 가로수처럼 흔하다. 열매가 붉고 잎도 색깔이 아름다워 육지에서는 도저히 감상할 수 없는 자태를 뽐낸다.

오솔길에 들자 짙어가는 단풍과 울릉국화가 발길을 잡는다. 나리분지와 알봉 분지 사이의 숲에는 울릉 국화와 섬백리향 자생지(천연기념물 제52호)가 있다. 여름철이면 이곳에서 40여 km 까지 펴질 만큼 강렬하다는 섬백리향 자생지를 지나면 울릉도의 전통가옥인 알봉 분지의 투막집이 나온다. 바람과 폭설에 대비해 만든 이중벽 구조인 우데기가 독특한 집이다. 우데기는 비바람을 막기 위해 집 외부에 기둥을 더해 커튼처럼 이엉을 설치한 벽을 뜻한다. 투막집 앞에 서니 시나브로 구름이 걷히며 송곳봉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제부터 원시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신령수까지는 완만한 고갯길이다. 신령수는 고로쇠의 수액처럼 목 넘김이 부드럽다. 나리분지의 물은 울릉도 내에서도 최상급이다.

신령수를 지나면 나무 밑동에는 이끼들이 가득하고,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들이 계곡을 가득 메운다.
단풍나무들도 갖가지 빛깔을 토해내고 있다.
허벅지가 단단해질 때쯤 나리분지 전망대에 도착한다. 송곳봉 앞으로 펼쳐진 너른 땅은 알봉 분지다.
단풍 숲과 그 너머로 솟은 알봉의 모습이 정겹다. 북면의 푸른 바다와 알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전망대를 지나면 오를수록 길은 더욱더 가파르다.
경사가 한풀 꺾이면 정상부까지 성인봉 원시림 지대가 내내 이어진다. 때마침 단풍은 절정에 이르러 원시림이 만들어내는 빛깔의 잎들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이토록 아찔한 단풍은 처음이다.
환장할 풍경이다. 설악산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내장산처럼 곱지도 않지만, 매력을 붐어낸다.

성인봉 주변은 마치 밀림 같다.
해가 들지 않는 활엽수 그늘에 이끼가 숲을 이뤘다. 비밀의 화원이다.
아름드리나무에서 아무렇게나 뻗어 올라간 가지와 그 가지를 휘감고 치렁치렁 뻗어 나간 넝쿨이 신비를 더해준다. 어느 순간 구름이 걷히면 성인봉 정상이 나타난다.
알봉 분지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아찔하다.
스펙트럼처럼 펼쳐진 단풍의 물결이 장관이다.
멀리 동해를 바라본다. 망망대해엔 티끌 한 점 없다.

날이 좋은 날은 독도는 물론, 믿기지는 않지만 강원도 오대산까지 보인다고 하니, 이를 보려면 한 3대쯤 덕을 쌓아야 하리라.
구름이 몰려온다. 순식간에 흐려져 폭포수처럼 타고 넘나드는 구름이 신비롭다.
하산을 서두른다. 일몰을 만나기 위해서다. 초록 이끼 가득한 거대한 단풍나무 천지다. 성인봉이 연평균 300일 이상 구름과 안개에 싸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어느새 하늘과 구름, 그 푸르던 바닷물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사태 구미 해안변에 병풍처럼 펼쳐진 단애절벽과 기암괴석 그리고 넓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지는 해를 배웅한다.
성스럽고 신비로운 울릉도에서 하루는 그렇게 저물었다.  


TIP! 

강릉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울릉도 여행
강릉시 견소동 286-10  ☎ 1577-8665  www.seaspovill.co.kr
강릉항에서 출발하는 씨스타5호, 11호를 이용하여 2시간 대로 울릉도에 들어갈 수 있다.
주차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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