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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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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술ㆍ박물관의 도시, 강릉

  • Date.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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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는강원 컨텐츠 레이아웃
  • 전영민
  • 사진 박상운

예향 강릉,
박물관의 도시가 되다

긁개, 찌르개 등 구석기 유물이 나온 심곡리 유적지, 신석기 빗살무늬토기 조각이 발견된 토성지, 청동기 유적이 발견된 포남 동 주거지까지. 6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강릉의 역사는 한반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오랜 연대(강릉시립박물관)를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쪽으로 백두대간 태백산맥의 풍부한 산림, 중부에는 남대천이 만든 영동에서 가장 넓은 유역 평야, 그 앞으로 망망대해 동해 가 맞물린 천혜의 자연은 선조들이 삶의 터를 내리기에 여느 땅보다 적합한 장소였을 테다. 삼국사기 「지리지」에 “명주(신라시 대 강릉의 지명)는 본시 고구려의 하서랑(河西良) 또는 하슬라(何瑟羅)였는데 후에 신라에 속하였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강릉은 두 나라가 꼭 차지해야만 했던 군사적, 지리적 요충지였던 듯하다.

풍부한 자연을 기반으로 문물사회로 시나브로 변화하며 김시습, 신사임당, 이이, 허균, 허난설헌 등 시대를 초월한 문인과 예 인을 줄줄이 배출, 문화예술이 넘쳐흐르는 예향으로 거듭났다. 학산봇물싸움놀이, 좀생이별, 강문진또배기 등 전통행사가 13 개에 이르고, 강릉향교 석전대제, 송담서원 제향 등 14개 제례행사가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국보 1개(강릉 임영관 삼문), 보물 17개, 천연기념물 6개 등 국가와 도에서 지정한 문화재만 130개다.

그래서일까?
곳곳에 설립된 공·사립 박물관이 무려 21개! 여기에 문화원, 예술회관, 도서관까지 합치면 명실상부 도내 최다 문화예술시설 을 갖춘 문화 거점이다.(2019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 거기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장소 중 한 곳으로 선정되며, 강릉 향교, 강릉대도호부관아 등 올림픽파크 주변을 시작으로 시내권, 경포권, 대관령권, 정동진권 박물관들이 전면 재정비되며 세 계인에게 우리 고유문화를 선보이기에 최적의 체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로 자신을 단속해야 하는 불안과 단절의 시대에 이 숨은 보석들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누 군가에게 꼭 필요한 정보, 어떤 이에게는 재미난 읽을거리가 되길 소망하며, 호기로이 비대면 15개 박물관 탐방 길에 나선다.

영동 역사를 품다, ‘대관령박물관, 가톨릭관동대학교 박물관, 강릉원주대학교 박물관’
“어서 오우야, 여기가 강릉이래요” 장승의 익살맞은 인사가 그 시작을 알린다.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 옛길 5.9km 초입, 숲에 포근히 둘러싸인 고인돌 형상의 붉은벽돌건물 한 채. 일생을 고미술품 수집과 연구에 힘썼던 홍귀숙 선생이 세운 ‘대관령박물관’이다. 야외에는 물레방아, 석등, 석탑, 부도가 자연과 조화로이 놓여있다.
백호, 청룡, 현무, 주작 네 방위 수호 사신의 이름을 딴 6개의 실내 전시실에 담긴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민속 유물 2천여 점 을 살펴보며 조상의 얼을 느껴본다.



강릉 시내권에 있는 ‘가톨릭관동대학교 박물관’은 1964년 포남동 청동기시대 집터 유적 발굴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유적 출토 를 해온 곳이다. 3층의 독립 건물 전체는 반닫이(궤 모양의 가구), 짚풀 주루막(물건을 담아 나르는데 쓰는 농기구) 등 과거 영 동 사람들의 삶이 담긴 7천여 점 유물이 가득하다. 2018~19년 두 해 연속 ‘문체부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 최종 우수관으 로 선정되며, 하평답교놀이 체험장 등 연령 맞춤형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근처 ‘강릉원주대학교 박물관’에도 민속유물 출토품, 생활사자료를 전시하여 과거 지역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다. 3층 기획 전시실에서 동해 송정동 유적 발굴 20주년 기념전 ‘영동지역, 최대 철기시대 마을’을 올 연말까지 개최한다.





조선시대로 시간 여행, ‘선교장박물관, 매월당 김시습 기념관, 강릉시립박물관’
300여 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대부가의 상류 가옥 강릉선교장(국가민속문화제 제5호) 한편을 ‘선교장박물관’으로 꾸려 당 대 실제 사용했던, 지금 내놓아도 손색없는 놋반상기, 백자제기, 화로, 떡살 등 생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300m 옆 ‘매월당 김시습 기념관’에는 매월당집 전 6권 동활자본을 비롯한 김시습 일대기가 담긴 53점의 서적과 사료가 남아있고, 1km 근방 오죽헌(보물 제165호)에 있는 향토 민속관 ‘강릉시립박물관’에서도 선사 유물, 불교 유물, 생업 도구를 찾아볼 수 있다.





시계, 저울, 축음기, 영화, 커피. 독특한 테마로 세계 희귀 유물이 가득한 박물관,
‘정동진 시간박물관, 엄마꿈 박물관,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손성목영화박물관, 커피커퍼박물관, Fantapia M’

해돋이 명소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어귀, 증기기관차에 기차 객실 8칸을 연결한 ‘정동진 시간박물관’이 있다.
각 칸을 시간의 탄생, 시계의 발달사, 시간과 예술 등 6개 주제로 나눠, 중세시대 진귀한 시계들, 타이태닉호가 침몰할 때 멈춘 회중시계 등 이색 시계 유물을 전시한다.



박물관 복도를 알록달록 금,은박 색종이에 적은 아이들의 소원 글로 꾸민 ‘엄마꿈 박물관’. “옛 유치원 건물과 부지를 그대로 활 용한 곳”이라고 박경희 관장은 말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 저울 박물관으로 4개의 전시실에 루이 14세 시대 왕족과 귀족의 귀중품을 잴 때 사용한 저울 등 10여 개국에서 수집한 저울 4백여 점을 전시, 4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경포대 근처에 자리잡은 ‘참소리축음기ㆍ에디슨과학박물관’은 1~3층 전 층에 고딕, 르네상스 양식으로 제작된 축음기, 오르 간, 뮤직박스와 전구, 냉장고, 전화기, 최초의 전기 자동차까지 수집 인생 61년 손성목 관장의 50여만 점 발명품들이 널려있 다. ‘어떻게 이 많은 것을 수집했을까?’ 바로 옆 거대한 원형 건물 ‘손성목영화박물관’은 5층의 긴 나선형 복도를 따라 영사기, 영상 카메라, 포스터, 마네킹 등 30여 개국에서 온 영상 관련 자료 3만여 점이 둘려있다.



왕산면 ‘커피커퍼박물관’은 국내 최초 상업용 커피를 생산한 농장이다. 커피 씨앗부터 34년생 국내 최고 수령 커피나무까지, 생 산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경포 해안로에 위치한 커피박물관은 카페에 전시장을 접목하여, 400여년 커피 역사와 로스터, 그라인 더, 메이커 등 각종 추출도구들을 연대순으로 전시해 놓았다.



최근 안목 커피 거리 초입 부근으로 터를 옮긴 ‘Fantapia M(옛 환희컵박물관)’은 아시아 최초, 유일한 컵 테마 박물관이다. 화백 장길환 관장이 72개국에서 수집한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사용한 로열패밀리 풀세트 커피잔 등 1천5백여 점의 희귀 컵 들이 있다. 전시장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핸드폰에 3D 프로그램이 연동되어 전시된 컵들을 증강현실로 만나볼 수 있다.





체험은 덤, 자연을 품은 박물관, ‘경포 아쿠아리움, 숲사랑 홍보관’
호수와 바다의 수중 생태계가 공존하는 경포호 한 모퉁이에 위치한 1,000t 규모의 ‘경포 아쿠아리움’에서 한국 수달, 경포 앞바 다 물범 등 국내외 희귀 해양 동물 2만5천여 마리를 만날 수 있다. 또한 근방에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경포생태습지공원, 허균· 허난설헌 생가가 있어 온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마지막 목적지, ‘숲 사랑 홍보관’에는 각종 산림 정보가 가득한 산림생태관과 산불 발생 원인부터 예방법, 진화요령을 상세히 설 명하는 산불교육관이 있다. 별관 48석 규모 4D 입체영상 체험관에서 산불 가상체험 프로그램을 30분간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무너진 일상 속에 잠시나마 작은 위로와 쉼을 만들어준 언택트 박물관 탐방.
수학여행과 가을 소풍으로 한창 시끌벅적했어야 할 지금, 텅 빈 박물관을 채운 적막감이 참 낯설게 느껴진다. ‘언제쯤 그 소중했 던 보통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푸르디푸른 강릉 하늘만큼 깨끗하고 안전한 세상이 다시 우리 곁에 찾아오길 바라고 또 바라본다.  


1. 대관령박물관. www.gn.go.kr/museum 성산면 대관령옛길1. ☎ 033-660-3830
2. 가톨릭관동대학교 박물관. http://museum.cku.ac.kr 범일로579번길 24. ☎ 033-649-7851
3. 강릉원주대학교 박물관. 죽헌길 7. ☎ 033-640-2596
4. 강릉선교장민속박물관. http://www.knsgj.net 운정길 63. ☎ 033-648-5303
5. 매월당김시습기념관. 운정길 85. ☎ 033-644-4600
6. 오죽헌시립박물관. http://www.gn.go.kr/museum 율곡로3139번길 24. ☎ 033-660-3301
7. 정동진시간박물관. http://timemuseum.org 강동면 헌화로 990-1. ☎ 033-645-4540
8. 엄마꿈박물관. http://mamadreammuseum.org 구정면 정등로 130.☎ 033-823-2700
9~10. 참소리축음기 & 에디슨과학박물관. http://www.edisonmuseum.kr 경포로 393. ☎ 033-655-1130
11. 손성목영화박물관. http://filmmuseum.kr 경포로371번길 26. ☎ 033-655-1131
12. 커피커퍼박물관. 해안로 341. ☎ 033-652-5599 / 강릉시 왕산면 왕산로 2171-19. ☎ 070-8888-0077
13. Fantapia M. http://www.cupmuseum.org 견소동 267. ☎ 033-661-3413
14. 경포 아쿠아리움. http://www.gg-aqua.com 난설헌로 131. ☎ 033-645-7887
15. 숲사랑홍보관. http://www.gtdc.co.kr/fac09.html 사천면 미노길 1. ☎ 033-644-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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