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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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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국가 보물을 품은 강릉향교

  • Date.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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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영민_강원도청 대변인실
  • 사진 박상운_강원도청 대변인실

국가 보물을 품은 강릉 향교

강릉시 교2동에 위치한 고도 67.9m의 작디작은 마을 산.

화부산(花浮山)이다. 예부터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멀리서 보면 마치 산 위에 둥실둥실 떠있는 것처럼 보여 이름 붙여졌다.(한국지명유래집) 수태극 물골에 유유히 흐르는 남대천 위로 봉긋 솟은 꽃산이자, 빽빽이 들어선 소나무 숲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매년 봄이면 산 전체가 온통 연분홍 벚꽃으로 뒤덮여 영동 봄꽃맞이로 이만한 곳이 없다.

꽃 피는 3월, 이곳을 찾은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다.
작년 12월 28일, 문화재청은 화부산 양지바른 자드락에 터를 내린 강릉향교의 명륜당(明倫堂, 1413)과 동무·서무(東廡·西廡, 1413), 전랑(殿廊, 1486 중수)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하겠다고 고시하였다. 1963년 이미 제214호 국가 보물이 된 대성전(大成殿, 1413)에 이어, 세월의 무게를 딛고 역사적, 학술적, 건축사적 그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은 4개의 보물을 담기 위해 노정을 떠났다.

입구에 거대한 독바위 연적암(硯滴巖)과 홍살문을 지나 언덕배기를 조금 오르면 명륜고등학교 우측으로 강릉향교가 고즈넉하고도 위엄스레 놓여있다. 한껏 열린 일각문을 넘으니 바로 명륜당(보물 제2088호)이 나온다. 강릉 유림 교육의 전당으로 입성이다.

조선시대 그 시설과 학제가 한양의 성균관과 같고 엄격한 규율, 드높은 면학 기운이 일국에 자자하여 대무관(大廡館)이란 칭호를 받은 곳이다. 근현대로 접어들며 화산학교(花山學校, 1909)부터 강릉명륜고등학교(1963)까지 6개 학교를 줄줄이 개교하며, 건립 이후 지난 9세기 동안 지방 인재 육성의 요람이자 강릉 교육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유생과 학생들이 남긴 배움에 대한 그 올곧은 정신이 공간 곳곳에 켜켜이 쌓여 사뭇 엄숙한 기운이 감돈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에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197㎡(59.8평)에 정면 11칸, 측면 2칸의 누각 건물로 현존하는 국내 향교 명륜당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건물 모서리에 추녀가 없는 익공 맞배지붕은 조선 전기 목조건축 양식을 꽤나 잘 보여준다. 특히 다른 명륜당에서는 볼 수 없는 향교 장루(長樓, 긴 다락) 전통이 보존되어, 규모 면에서나 건축 격식 면에서나 보물 지정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이다. (문화재청)

강릉향교 제90대 최기순 전교는 “일제강점기 한때 일본식 장마루로 바뀐 명륜당 툇마루를 해방 이후 본래 우리 고유의 우물마루 양식으로 재건하였다”며 전통을 잇기 위해 힘쓴 그간의 흔적들을 샅샅이도 덧붙였다.

내부 천장 아래에는 향교중건발(1413), 명륜당중수기(1623) 등 향교의 중수 사실을 기술한 기문편액들이 좌우 사방에 길게 걸려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문류(1313)에는 ‘본래 강릉에 내외향교가 있었으나 전쟁으로 불타 없어지고, 200년이 지난 1313년 화부산 아래에 문묘가 설립됐다’고 기록되어, 모름지기 강릉향교가 국내 234개 향교 중 가장 오래된 문묘 건립의 효시임을 알려준다.
국내 향교에서 보기 드문 비탈산 위에 지어져 아랫단에는 유교를 가르치는 강학공간, 윗단에는 유학자들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사 지내는 제향공간으로 나눈 전학후묘(前學後廟) 방식도 특징이다.

후묘가 시작되는 전랑(보물 제2089호)으로 발길을 돌린다.
정면 5칸, 측면 1칸의 홑처마 맞배지붕 행랑 형식을 갖춘 제향공간의 출입문이자, 명륜당과 대성전을 구분하는 역할로 오직 강릉에서만 볼 수 있는 유교건축물이다. 특히 대들보가 기둥을 뚫고 나온 보(椺)머리는 18세기 이전 향교 구성 형식이 그대로 계승된 삼분두(보머리 끝을 세 번에 걸쳐 각도를 달리하여 꺾어 잘라낸 모습) 형태를 띠고 있어 건축적 가치가 매우 크다.

그 위편에는 대성전과 양옆으로 동·서무(보물 제2089호)가 있다. 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聖 文宣王) 공자를 비롯한 유현 136인의 위패(대성전 21, 동무 58, 서무 57)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형 보존되고 있다. 봉정사극락전(국보 제15호) 등 국보급 건축물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첨차형동자주(대들보와 중보, 중보와 종도리 사이에 세워진 첨차 모양의 짧은 부재)가 대성전과 서무에 있고, 전국에서 극히 찾아보기 힘든 곡선 사롱창(斜籠窓, 채광과 환기용으로 가는 나무 살을 세워 댄 창)이 고려시대에 지어진 모습 그대로 동·서무에 달려있어 그 역사적 가치가 높다.

위치, 규모, 건축 기법, 보존 상태, 유일성, 유서 깊은 역사까지 모든 면에서 향교의 전형이라 평가받는 강원도 국가 보물 강릉향교. 각 요소가 갖는 역할과 보면 볼수록 유출유기한 그 신비함들이 융화하여 궁극에 하나의 거대한 보배가 되었다. 우리가 지켜온, 앞으로 지켜나갈 이 고귀한 보물이 후세에도 여전히 찬란히 빛나고 있길 고대한다.  


문의
●강릉향교 : 교동 명륜로29   ☎ 033-648-3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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