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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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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50개의 우물이 품은 하늘 아래 ‘쉰움산’

  • Date.2021-06-08
  • View.8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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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사진 주민욱_본지 객원작가
  • 윤문 조은노

신비로운 웅장함
해발 683m, 쉰움산
50개의 우물이 품은 하늘

이번 산행은 태백산처럼 무속의 성지로 알려진 곳, 쉰움산.
삼척시 동쪽 15km 지점, 두타산의 북동쪽으로 솟은 작은 한 봉우리 해발 683m. 백두대간으로 연결되는 두타산과 청옥산의 지세가 그대로 이어져 유명세가 있다.오르다 보면, 곳곳에 치성을 드리는 제단과 돌탑이 즐비하다.
대부분 짙은 안개를 뿜어 내어 깊은 산의 신비로움과 정기를 드러낸다고 할까.
어느 할머니가 놀러 왔다가 신이 내려 무당이 되었다는 일화도 알음알음 전해져 산길을 걷다 보면 얘깃거리가 제법 있어 듣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시작은 천은사.
일주문 쪽으로 향하니 조금 전 내린 비로 바닥은 더욱더 짙은 색을 뿜어내고, 양 옆으로는 수령 250년이 넘은 수목들이 고고하게 솟아 푸르른 빛을 발하며 길 위를 감쌌다.
거목이 주는 울창함이 새삼 경이롭다.
몇 걸음 안 걸었다 싶은데 이내 천은사가 모습을 조금씩 드러낸다. 고려 시대 문신 이승휴가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으로, 주변 일대가 사적 제421호(이승휴 유적지)다.
정상까지는 약 2km. 등산을 자주 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짧고 무리가 없는 산행일 수도 있겠지만 산은 항상 위험과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 법.
등산에 필요한 물, 간식, 체온 보호되는 재킷, 산행에 필요한 신발은 꼭 챙겨야 한다. 천은사 뒤쪽의 등산로를 따라 올라서니 숲으로 우거진 계곡 길로 접어든다.
여기가 좌남골 계곡이다.
워낙 울창해서인지 한낮인데도 산길은 어둡지만, 경사가 완만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교교히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정신을 깨워 전날의 숙취를 거둬간다. 20여 분쯤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는 데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오르막이다. 바위틈으로 올라서니 소나무와 어우러진 거대한 바위 위다.
뉘든 탄성을 지르지 않는 등산객들은 없다. 어찌하다 보니 매번 다른 사람들과 왔는데 늘 같은 반응들이다. 사람들은 역시 감정 포인트가 비슷하지 싶다. 절대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아니 그냥 지나치면 안 되는 곳이다. 바위틈을 뚫고 자라, 자연에 동화되며 휘어진 소나무 아래서 한참을 앉아있다 보면 세상을 잊는다.
여럿이 올라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슬며시 웃곤 한다.

왜냐? 이곳이 서막에 불과한 것을 알아 곧 다른 표정을 보여줄 기대 때문이다.
또 20분쯤 지나면 거대한 석벽과 반석이 반듯하게 이어져 있는 지점이 나온다.
마치 인위적으로 바위를 깎은 것처럼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네모난 석설(石屑)이 형성되어 있는데 천장이 무너지지 말라는 듯, 돌기둥이 듬직하게 천장을 받치고 있다.
아마도 여기서 많은 수행이 이루어졌으리라 짐작해본다. 다시 등산길 입구로 나와 5분 정도 오르면 암반 지대처럼 넓게 펼쳐진 바위 지붕이다. 자잘한 돌탑 무더기들도 보이고, 곧 굴러 떨어질 것만 같이 아슬아슬하게 놓인 바위를 품은 너럭바위 위에 족히 수십 년은 옹골차게 자란 듯 보이는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보여준다.
물 한 모금하고 앉아 있으니 저 멀리 동해를 품은 삼척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다시 주 등산로를 이어간다. 산길을 따라, 거대한 돌탑 더미가 이어진다.
안전 밧줄을 잡고 가파른 능선을 오르고 나면 아름드리 황장목이 저 멀리 눈에 들어온다. 주 능선 안부에 올라서자 우측으로 거대한 바위가 서서히 솟아 올라온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바위들이 주봉까지 이어진다. 좌측으로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동해시 쪽으로 내려 보면 천 리 길 낭떠러지다. 한마디로 삼척시 쪽으로 몸을 반쯤 숨기고 있는 듯하다. 물론 필자 생각이지만, 쉰움산은 그렇게 다가왔다.

바위 사면을 끼고 조금 올라서니 쉰움산 정상 부근이 우측으로 펼쳐진다.
드디어 하늘을 담은 우물이 있다는 암반 대지다. 정상이자 최고의 정점 구간이다.
바로 쉰움의 유래, 50개의 움(우물의 방언)이 패었다는 뜻을 지닌 곳. 오십정(五十井, 쉰우물, 670m)이라고 새겨진 이정표를 마주한다. 달 분화구 같은 술잔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세숫대야보다 큰 웅덩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조연 같은 작은 웅덩이들에 고인 물 위로 비치는 하늘이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깎아지른 절벽 밑으로는 동해가 한눈에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두타산이 듬직하게 받쳐주고 백두대간이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어쩐지 가슴이 부듯하게 차오른다.
드론으로 담아도, 눈에 담아둔 풍광만 하랴.
오랫동안 걸터앉아 시절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어간다.
곧 어둑어둑해질 터.
다시 울창한 금강송 군락지를 지나 좌남골을 만나서 천은사로 서둘러 내려왔다.

쉰움산 : 삼척시 미로면 동안로. 동해 삼화로, 삼척시 하장면과 미로면에 걸쳐있는 두타산(1.352.7m)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3km쯤에 자리하고 있다.

등산코스
1코스. 댓재(산신각) → 통골목이 → 두타산 6.1Km (3시간 소요)
2코스. 번천리 → 통골목이 → 두타산 6.0Km (2시간 30분 소요)
3코스. 중봉분교 → 망군대 → 청옥산 8.1Km (5시간 소요)
4코스. 청옥산 → 두타산 3.2Km (1시간 50분 소요)
5코스. 천은사 → 쉰움산 → 두타산 5.6Km (3시간 소요)
6코스. 내미로리 → 천은사 → 쉰움산 2.2km (1시간 20분 소요)
 




문의
● 천은사. 삼척시 미로면 동안로 816. 033-572-0221
● 미로면 행정복지센터. 033-570-4903
● 삼척시청 홈페이지. www.samcheo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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