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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
118호
Culture
인제 스피디움 클래식 카 이야기
VIEW.9581
글 김주임_강원도청 대변인실
사진 박상운_강원도청 대변인실

  • 클래식 카와 함께 영화 속 장면으로 들어가 보다.
    인제 스피디움 클래식 카 박물관
    Inje Speedium Classic cars museum 

몇 년 전 근처를 지나다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았던 인제 스피디움 서킷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비록 바람을 가르며 쾌속 질주하는 자동차를 보진 못했지만, 영화 속에서 한 번은 봤음직한 역동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곳이 인제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신기했었다.

지난 2017년 12월 개장한 클래식 카 박물관을 소개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전시관 외부는 몬드리안의 대표작 ‘빨강, 노랑, 파랑의 구성’을 연상케 했다.
내부는 말 모형과 마차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기며 본격적인 자동차 이야기를 시작한다.

선을 보이는 클래식한 차들은 총 34대.
스피디움의 또 다른 볼거리로 등장한 1,322m2 규모의 전시관에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들어서는 순간 누구나 “어?” 하게 된다. 영화를 소재로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더니 해리 포터를 주제로 구성한 공간이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9와 3/4 승강장,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역 플랫폼에 여심을 자극하는 로버 미니 같은 소형차들이 자리를 잡았다. 그중 단연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빨간색 BMW의 마이크로 경차 이세타 300.

‘예쁘다!’
앙증맞은 크기에 한번, 전면으로 열리는 문에 한 번 더 신기해했다. 차를 좀 아는 이들에게는 희귀템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울 터이다. 전시된 자동차 대부분이 ‘주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만약, 클래식 카를 타고 서킷을 주행한다면 어떨까?
이색적인 광경임에는 틀림없으리라.

영화 ‘Son of a gun’ 장면 속 주유소와 올드한 차량 정비소 느낌으로 구성된 공간에 배치된 빨간색 지프(FC150) 트럭은 빈티지한 분위기를 물씬 풍겨 마치 영화 속 실제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도록 잘 디자인되어 있다.
가장 압권은 누가 봐도 확연히 드러나는 ‘러시: 더 라이벌’ 영화의 1976 그랑프리 대회를 형상화한 것 같은 곳에 전시된 알파로메오와 영국의 수제 조립 차량 케터 헴 아카데미다. 마치 인제 스피디움 서킷의 마지막 통과 라인을 막 지난 듯한 연출이 사뭇 돋보였다.

영화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누구나 흥미를 느낄 만한, ‘아주 인기 있는 포토존 중 하나이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란다.
강원도 대표 캐릭터 범이·곰이 인형을 우승 트로피 양옆에 세워 사진을 찍어보았다.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스페인 광장을 콘셉트로 한 공간 벽면에는 모형 자동차들이 있다. 100여 점의 자동차 다이캐스트(다이캐스팅 공법으로 만들어진 자동차 모형)가 별도 전시되어 있다.
‘미드나이트인 파리’의 셰익스피어&컴퍼니 서점, ‘라라랜드’의 리알토 극장 등 7개의 영화 주제 속에 드러낸 자동차들.

19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아울렀다. 모리스 마이너와 로버 미니, 로터스 에스프리, BMW 1502, 푸조 205, 다임러, 혼다 시티, 알파로메오 스파이더, 재규어와 MGB까지…
킹스맨 블랙 프린스 펍과 블랙 Dodge Touring에서는 블랙이 선사하는 클래식한 분위기에 인생 샷을 건지려는 욕구가 마구 솟아올랐다.

어느덧 40여 분.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최대한 자동차를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자동차와 관람객을 분리한 배리어를 설치하지 않았다. 관람 매너를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둔 부분이 ‘참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취재를 마무리했다.
‘영화를 미리 챙겨 보고 왔으면 더 좋았을걸’하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코로나19가 물러갈 때쯤 아이들과 다시 한번 찾아오리라 생각하며 취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