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눈이 너무 귀했다.
매년 내리던 대설도, 폭설도 별로 없었다. 때로는 극한의 차가움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 한겨울 눈꽃을 볼 수 있거나 아니면 상고대라도 보기 위해 찾은 곳이 강원도 평창 발왕산!
겨울이 끝나버리기 전에, 후회로 봄을 맞이하기 전에 가야만 했다.
그것만으로도 이유는 충분했다. 그렇게 시작된 밀고 당기기. 무려 3번이나 용평을 찾았지만 계속 운이 따라주질 않았다.
그중 딱 한 번, 정말 멋진 발왕산의 상고대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에 나올 법한 멋진 풍경에 잠길 수 있었다.
해발 1,458m의 평창 발왕산을 가는 가장 쉬운 코스는 용평 리조트의 관광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등산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는 겨울 산의 정상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이다.
드래곤 플라자 탑승장에서 출발해 대략 20분.
아래로 펼쳐지는 설경과 케이블카 창을 통해 보이는 하늘마저도 온통 하얀색으로 느껴지면 이날은 성공이다. 케이블카에 동승한 승객들의 탄성이, 다들 순식간에 순백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는 걸 알려준다. 정상을 향할수록 저마다 눈송이를 가지에 가득 매달고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처럼 흔들리며 눈꽃을 흩뿌려준다.
케이블카가 멈추면 드래곤 캐슬이다. 스카이 워크가 만들어지면서 볼거리가 더 늘었다. 발왕수 가든 길과 바램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쪽으로 접어들었다.
눈에 파묻혀 한 20분 남짓 걸었을까. 510m. 다른 세상이다.
와우..... 다들 난리들이 났다. 한 걸음 떼놓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같지만 서로 다른, 새로운 눈꽃 풍경이 펼쳐진다. 파란 하늘 가득 하얗게 수놓은 눈꽃들, 바람이라도 살짝 불면, 눈송이들이 떨어져파란 하늘 아래 낙화하는 별처럼 반짝였다.
저 멀리 마주 보이는 산 능선에도 눈꽃들이, 맞은편 산으로 보이는 풍력 발전기의 모습까지도 매력적이다.
그렇게 천천히 걷고 감탄하고 가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이다.
20분 코스를 1시간짜리로 만들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니 다들 어디냐 묻는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겨울 왕국이다.
고단했던 지난 시간이 그냥 치유되는 듯, 행복했다.
또다시 겨울이 돌아왔고 역시 가보고 싶은 1순위는, 변함없이 발왕산이다.
문의
● 용평리조트 발왕산 관광 케이블카 :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99 ☎ 033-330-7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