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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
124호
Food
강원도가 선물하는 보약, 산나물
VIEW.11508
조은노
사진 김연미_푸드 전문 사진작가
일러스트 최혜선_본지 객원 작가

산山

채菜

강원도가 선물하는 보약, 산나물


   




 

산채. 말 그대로 산에서 나는 나물.
총면적 중 임야가 81.7%를 차지하는 강원도. 그래서 연중 딱 한 번 갑 중의 갑이 되는 시기가 요즘이다. 자연의 기운을 듬뿍 머금은 최고의 산나물을 채취해 맘껏 향유할 수 있는 봄나물. 그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을 이겨내고 움터, 꽃을 피우니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고 해서 오래전부터 봄나물을 보약으로 인정해온 우리 선조. 춘궁기를 이기는 방법의 하나였을 수도 있지만, 과학적인 증명이 없이도 얼마나 현명했는지를 문헌에서도 알려준다.


산채(山菜)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요 조롱장이 물쑥이라.
 달래 김치 냉잇국은 바위를 깨치나니
 창백출 당귀 천궁 시호 방풍 산약 택사
 낱낱이 기록하여 때맞게 캐어 두소
 촌가에 기구 없이 값진 약 쓰올쏘냐.
 농가월령가
(정학유, 조선 헌종)



산이 푸르러질 즈음이면 이런 보약이 지천으로 피어나는 강원도의 산과 들이다.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특히, 새순이 연한 상태일 때 채취해야만 제맛이 난다고 하는 산나물.
산에서 나는 먹을 수 있는 야생의 풀이나 어린 나뭇잎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산채는 어느 순간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현대인들의 식생활로 인한 영양 불균형을 개선하는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각각 다른 맛과 특유의 향을 가진 산나물. 담백한 맛도 있고 독특한 향으로 후각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렇듯 산을 담은 산나물은 계절마다 한국인들의 밥상 위를 맛깔나게 하는 반찬으로 식탁에 올라왔다. 또한 섬유소와 무기염류, 비타민과 엽록소, 각종 효소 등 다양한 영양 성분 함유와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찾는 손길은 더 많아졌다.

특히 대부분의 산나물 추출물과 유기 분획물에서 항암 효과가 높은 항산화 작용을 하고 있는(한국임업 진흥원) 것으로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발표되며 이제는 약재로 이용되는 산약초까지 고부가가치 임업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이끄는 중심에 강원도가 있다.
임야가 많은 강원도는 당연하게도 산채 생산량도 가장 많다. 2018년 기준 전국의 산채 생산량은 50,281t, 생산액은 4,731억 원이며 이중 강원도의 산채 생산액은 1,735억 원으로 36.7%를 차지해 전국 1위를 지키고 있다.(신 소득 작목 재배기술 개발, 강원도원 산채 연구소, 2020). 면적만 4,072ha로 종사하는 농부들도 크게 늘어 10,121 농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산나물을 통한 다양한 건강 관련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강원도 농업기술원 산채연구소는 지난 1992년 전국 유일하게 산채 전문 연구를 위해 평창 산채 시험장으로 설립되어, 연구팀과 시험장, 특화 작물 시험장 평창 분소를 거쳐 2015년 7월 연구소로 개편되며 각종 연구를 진행, 한국의 산채를 작목으로 특화하고 널리 알려왔다.

현재 우리 산야에 식용으로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은 약 480여 종.
그 가운데 줄기, 잎을 이용할 수 있는 종류는 353종으로 가장 많고, 뿌리 사용이 가능한 종류는 32종, 종자와 과실이 모두 유용한 것은 90여 종이다. 그러나 실제로 농가에서 재배하는 산채는 30여 종(알기 쉬운 산나물 생산과 이용, 강원도농업기술원 산채 연구소)이라고 한다.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더덕, 도라지, 고사리, 두릅, 참취, 곰취, 곤달비, 미나리, 섬쑥부쟁이, 개두릅, 눈개승마, 미역취, 참비름, 달래, 씀바귀, 냉이, 돌나물, 땅두릅, 고들빼기, 이고들빼기, 민들레, 쑥, 머위, 곤드레, 산마늘, 누룩치, 참나물, 어수리, 큰수리취, 잔대, 전호, 갯기름나물, 부지깽이, 영아자.

이 가운데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와 다이어트식 위주의 소비 트렌드에 적합한 유망 작목을 찾고 있는 산채 연구가들이 주목한 나물이 영아자(Phyteuma japonicum). 특유의 향과 쓴맛이 적어 젊은 취향 저격 나물이 될 것으로 보고 몇 년 전부터 경북 영양군을 중심으로 영아자 시범 사업화 및 가공식품을 개발했다. 강원도 산채연구소에서도 작물화가 유망한 산채로 판단해 연구보고서(영아자 재배기술 개발, 강원도농업기술원 산채연구소, 2020)를 내놓았다.



영아자는 초롱꽃과 여러해살이 초본으로 산골짜기 낮은 지대에 자생하며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이른 봄 어린 순을 식용하는 나물이다. 맛이 순하고 담백한 데다 단맛이 있고 특히 비타민C 함유량이 상추보다 4.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수한 식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농촌진흥청, 2004).
유리당 함량이 높아 쓴맛을 싫어하는 젊은 소비자 기호에도 안성맞춤이다.
미나리 싹, 무잔대, 염아자로 불리기도 하는 영아자. 달래, 씀바귀, 돌나물, 참나물, 취나물, 더덕처럼 생채로도 먹고 냉이, 고사리, 두릅, 다래 순, 원추리와 같이 데쳐서 갖은양념에 무쳐 먹는 익힌 나물에 적합하다. 참나물, 고사리, 취나물, 두릅, 쑥, 고비처럼 묵나물도 되지 않을까 싶다.
 

육식, 술, 담배로 산성 체질화 되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알칼리성 성분 듬뿍한 산나물을 공급하기에는 이때가 최고다.
초록이 넘실대는 계절, 발길 닿는 강원도 전통시장에서 산나물을 만나보자.


 




문의
●강원마트 : www.gwmart.kr
●강원도 농업기술원 산채연구소 : 평창군 봉평면 흥정계곡길 114-5 ☎ 033-339-8800
●영아자 관련 문의 : 강원도농업기술원 강소농 현장지원단 ☎ 033-248-6129
●수지네 산마늘 농원 : blog.naver.com/kwsangreen,  https://suzine.modoo.at  ☎ 010-2779-3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