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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
127호
Travel
합창의 세계를 이끄는 강원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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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노 강원도청 대변인실, 사진 춘천문화재단 홍보팀


지난 8월 26일 오후 6시가 가까워지는 시간.

춘천문화예술회관 공연장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웃음소리가 왁자하다. 즐거운가 보다. 소리만 들었는데도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삼삼오오 모인 여러 사람. 팀별로 의상도 맞춰 입었다.

분홍색, 파란색, 노란색 각양각색의 티셔츠가 그룹을 구분해 알려준다.

유치원생부터 70~80대까지 연령층도 다 다른 이들은 가족합창단.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모두 마스크를 쓰고 동작을 연습하며 곧이어 있을 경연대회 무대에 오르기 전에 맞춰보는 노래다.


지난 몇 개월간 온라인으로, 비대면으로 진행해온 합창곡의 마지막 리허설.

동창들이 모여 결성한 신나라 합창단, 중학교 음악 선생님 가족을 중심으로 구성한 보물창고, 남성으로 온 세대를 맞춘 율맨콰이어, 시각장애인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해냄 합창단까지. 두 살배기 아기가 우는 바람에 결국 무대에서 내려오며 아쉬움을 달랜 엄마 참여자도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합창으로 무대에 오르고, 또 객석에서 박수를 보내며 행복한 하루를 마감했다.

지난 2016년에 시작한 온 세대가 참여해 합창의 묘미를 살리는 대규모 시민 참여 축제인 이 합창 축제는 매년 참여 규모가 커지며 다양성을 확장하고 있다. 타 시군에서도 참여하고 해외 거주 가족 팀, 유학생 팀, 국제 합창단도 함께했다.



춘천문화재단이 주최해온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의 올해 참여자는 총 46팀에 1,160명.

유튜브 조회 수 기록이 18,136회를 넘기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28일까지 8일간 이들은 참여자이자 관객으로 축제를 만들고 즐겼다.

지난 8월 21일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개막 공연은 지역 소년소녀 합창단 8팀이 노년 세대의 동요를 준비해 풀빛 아이 합창단이 ‘나뭇잎 배’, ‘낮에 나온 반달’, ‘퐁당퐁당’, ‘초록바다’, ‘산바람 강바람’을 불렀다. 춘천 청소년 합창단으로 꼽히는 율 콰이어, 만천초등학교 새암 합창단, 춘천시립 청소년합창단, 월드비전 강원 어린이 합창단, 다문화 어린이들로 구성된 달보드레 합창단과 화천소년소녀합창단도 박수를 받았다.

대미를 장식한 8월 28일 오후 8시 KT&G 상상 마당 춘천에서의 마지막 공연도 역시 다 함께 부르는 합창으로 끝을 맺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지켜온 경건한 의식이자 약속으로 만들어진 피날레 합창은 항상 참여자들과 관객, 그리고 행사를 만들어온 자원봉사자들과 주최자들에게 언제나 감동을 선물했다.


춘천문화재단의 김희정 사무처장은 “이음과 엮음-합창으로 세대를 잇고 가족을 엮다가 슬로건이었어요. 사실 참가자들이 거의 3~4월에 시작을 한다고 봐야 해요. 소소하게 모여서 곡을 정하고 연습한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아요. 그런 연후에는 또 8월 9일부터 곳곳에서 버스킹도 하고 했으니까요.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행복을 느낀다고들 해주셔서 보람을 느껴요.”라고 강조했다.


춘천 8월의 밤은 언제부터인가 온 세대가 함께하는 열정과 감동으로 버무려지고 있었다.

아마도 내년에는 조금 더 많은 세대가, 시민들이, 만나고 모여서 합창을 완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