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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
130호
Nature & Crafts taste
미디어 아트 상설관 시대를 열다
VIEW.441
신지희_강원국제예술제 운영실장
정리 조은노_강원도청 대변인실
사진 강원문화재단 강원국제예술제 홍보팀

과학, 기술, 문화의 발전이 만드는 융합 예술

‘미디어 아트’ 

상설 전시관 시대를 열다

강원 트리엔날레 in 평창에서도 선보일 예정


   


202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은 1인당 국내 총생산 31,637.3달러로 세계 23위 위업을 달성했다.  국민 총소득으로 따지면 1조 6,508억 달러로 세계 5위다. 그만큼 우리네 삶의 지표들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급격하게 변화 중인 문화예술 분야, 그중에서도 혁신적이다 싶게 두각을 드러내며 약진하는 분야를 꼽는다면 단연 미술 시장의 미디어 아트(media art).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9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개최된 2021 강원 국제 트리엔날레가 ‘기록적인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이를 증명했다. 


국내 최초 노마딕 시각예술 축제를 표방하며 ‘따뜻한 재생’을 주제로 진행된 40일 간의 대장정 동안 17,556명이 전시장을 직접 찾았으며, 온라인은 12,000명이 방문하는 등 총 3만여 명 이상이 관람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총 37개국 104개 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홍천의 옛 탄약정비공장과 와동분교, 홍천미술관, 홍천중앙시장 일대 4곳 전시장에서 120여 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유휴 공간을 재생해 문화 예술 공간을 구축하고, 군에서는 공간을 제공하고 관과 민간이 함께 기획에 나서고, 시민 자원봉사 동참을 끌어내면서 시민 참여 축제이자 지역 예술제의 새로운 모범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강원문화재단 평가 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동시 추진으로 시간과 공간을 확대, 지난 3년간 41,500여 명이 축제장을 찾아 154억8천만 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부터 3년간 평창에서 열리는 순회형 시각 예술행사 ‘강원 트리엔날레 in 평창’도 지난 2월 19일 평창알펜시아에서 출범식을 갖고 2024년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의 성공개최를 통해 평창지역 예술거점 공간을 마련하고 도시재생으로 이어갈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평창에서는 2022년 ‘강원 작가 트리엔날레’, ‘강원 키즈 트리엔날레 2023’, ‘강원 국제 트리엔날레 2024’가 연달아 열릴 예정이다. 


강원국제예술제가 선보여 관객들이 공감한 미디어 아트는 사진, 전화, 영화 등의 발명 이후 이런 신기술들을 활용하는 융합예술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문화의 발전에 따라 같이 발맞추어 진화하고 발전하며 뉴미디어 예술 혹은 매체 예술로도 불린다. 그 시대의 과학 기술과 공학 기술, 그리고 문화적 배경과 예술이 골고루 융합되어 그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 편집자 註



예술은 언제나 시대를 반영하며 통렬하게 현재를 담아내는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미술만큼 ‘지금’ 이란 시점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그 영향은 그대로 반영되어 요즘 국내 미술계는 첨단 과학과 융합한 예술 시장이 대세를 이루고 온라인 경매의 신흥 강자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20년 말,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김환기(1913~1974)의 대표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미디어 아트로 재현되었다. 잠실 롯데 월드타워 동편 야외 공간에 드러난 건 6m 정육면체 모양의 대형 미디어 큐브였다. 이에 앞서 서울 코엑스 SM타운 외부 전광판에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한 웨이브는 유튜브 조회 수 1억 뷰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CNN 등 주요 외신에 소개되며 또 하나의 K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올해 1월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하며 실감형 미디어 아트 체험 전용관을 선보였다. 운영 40일 만에 누적 관람객 6만 명을 돌파했다. 2018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전시되었던 백남준의 ‘거북’ 작품을 비롯하여 최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전시가 한창이다.  



미디어 아트는 미술이 갖고 있는 전통적 형식의 조각이나 회화와 대칭되는 예술 개념이지만 미술작품이 물질적인 매체에 의해 구현된다는 점에서 사실 모든 미술작품에 적용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시대마다 기술의 진보에 맞춰 새로운 재료를 예술에 접목하여 새로운 재료를 파생시키며 영역을 확장해왔다.  


중세 시대 프레스코 화는 벽에 그림을 그리던 방식에서 계란 노른자를 사용하여 발색과 사용의 용이함을 높인 템페라로 변화했고, 기름을 사용한 유화로, 다시 아크릴 물감의 탄생은 캔버스나 벽면을 이용해 그림을 재현하는 평면 회화로 진화했다. 당시 시대를 대표하거나 새롭게 발견한 신소재를 반영하면서 변모해온 것이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인쇄술이 발달해 야기한 다량 복제의 가능성은 예술작품의 유일무이성에 대한 도전이었다. 사진의 발명은 미술의 고유한 가치의 한 축이었던 사물 재현에 대한 변화를 요구했으며 이는 모더니즘이라는 미술사의 새 역사를 여는 단초가 되었다.  



2021 강원국제트리엔날레 전시 작품


이제는 TV, 비디오, 컴퓨터가 상징하는 테크놀로지는 인터넷과 스마트 폰 상용이 가져온 디지털 혁명으로 이어지며 미디어 아트 소재의 다양화와 대중화에 또 다른 진일보를 이루었다.  2018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전파를 탄 드론 쇼와 최근에 일반화되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 메타버스와 세상을 놀라게 한 NFT(Non-Fungible Token. 디지털 자산) 작품으로 대변하는 가상현실 세계로의 진입 역시 미디어 아트 세계의 확장이라 말할 수 있겠다. 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인터랙티브, 디지털과 웹을 통한 다양한 방식과 형태가 미디어 아트라는 광의의 개념 안에 자리하고 있다.   


강원도 전역의 예술 공원화를 목표로 3년 주기로 시각예술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강원트리엔날레 역시 미디어 아트가 주류로 떠올랐다. 2021강원국제트리엔날레만 하더라도 총 126개의 작품 가운데 미디어 아트를 이용한 설치미술이 30%를 차지했다. 특히 나무에 꽃과 잎이 피고 지는 사계절을 담은 작품을 제작한 제니퍼 스타인캠프를 비롯한 국외 작가 작품의 대다수가 미디어를 이용했다.  


코로나로 촉발된 비대면 정보전달 시스템은 영상 매체와 모바일 디바이스의 세대 격차를 단숨에 단축해 미디어 아트의 대중 선호도를 가파르게 끌어 올렸다. 완결과 폐쇄, 일방의 특성을 지닌 전통적 예술 방식과는 달리, 편재와 공공성, 실감형 체험을 통한 상호작용의 대중적 특성이 맞아떨어져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바야흐로 강원도에도 미디어 아트 공공미술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몰입형 미디어 상설 전시관인 아르떼 뮤지엄 강릉은 호평 속에 순항중이고, 영월 관광센터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미디어 상설 전시관을 열었으며 태백 통리탄탄 파크(본지 128호 개제)에서는 폐광의 갱도를 미디어 아트로 채워 넣었다.   


혹자는 콘텐츠의 유사성과 지나친 상업성을 우려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미디어 아트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객들에게 조금 더 편하고 손쉽게 다가가 접근성을 높이는 본질을 갖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한다.  예술은, 다른 어떤 전제 없이 그 자체로 잠시라도 위로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존재 이유가 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