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 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끝청봉 바로 아래
1,430m까지
장마가 막 시작되던 즈음인 지난 6월 30일.
새벽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양양 오색으로 향했다
41년이라는 오랜 염원 끝에 첫 삽을 뜰 수 있게 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설치 예정지를 탐방하기 위해서였다.
양양, 속초, 인제, 고성에 걸쳐 있는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은 해발 1,708m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그 대청봉 옆에 나란히 있는 봉우리가 끝청봉(1,604m)과 중청봉이다. 3.3㎞의 케이블카는 바로 양양군 오색약수터 근처에서 출발해 끝청봉 하단인 해발 1,430m 상부 정류장까지 오가게 된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양양군에서는 올해 안 착공을 목표로 서두르고 있으니, 빠르면 2026년에 완공 소식이 전파를 탈 전망이다.
오전 8시. 때마침 빗줄기가 멈췄다.
서둘렀다. 남설악 탐방 안내센터를 지나 등산로 구간으로 들어섰다.
숲은 물기를 흠뻑 머금고, 계곡은 거센 물줄기를 뿜어냈다.
대청봉을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라더니 처음부터 가파른 경사가 숨 가쁘게 이어진다. 우리는 순식간에 비법정 탐방로로 들어섰다. 숲을 헤치고 표시된 예정 설치 지주 장소를 확인하며 걷기 시작한 지 2시간 남짓.
2번, 3번 지주를 거쳐 4번 지주 지점에 도착했다.
착공을 서두르기 위해 지난 5월 17일에 이곳을 방문, 실시설계 및 현장 여건 점검에 나섰던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의 동선을 그대로 따라 지주가 들어설 지점을 확인했다. 당시 현장 안내를 맡았던 설악산 삭도 추진팀의 신동석・신동민 주무관이 이날도 동행했다.
“딱 6개의 지주만 세울 겁니다. 그날 4번 지주가 들어설 지점에서 신문을 펼쳐 크기를 가늠하는 이벤트를 했어요. 선로는 지상에서 40m 이상 높이에 설치하고 지주와 지주 사이 간격은 500m 이상 떨어져 있을 겁니다. 야생동물의 이동이나 식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도록 복원도 할 겁니다.”
설명은 계속 이어진다. “자연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선정 단계부터 환경부와 긴밀히 논의해 현재의 노선으로 정했어요. 상부 정류장도 하향 조정했지요. 결국 지난 2월 27일 환경부가 조건부 승인을 했습니다. 설악 소공원에서 권금성으로 가는 케이블카가 1.1㎞ 길인데 여기가 훨씬 길어요.”
사진 촬영을 위해 동행했던 주민욱 작가에게 느낌을 물었다. “알프스도 가보고 캐나다에도 다녀 왔는데요. 해외 유명 산악지역에는 케이블카가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지요. 잘만 만든다면 오히려 유익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요.”라고 답한다.
8년에 걸친 환경영향평가 협의, 양양군민들의 지속적인 투쟁, 4회에 걸친 행정소송과 2회의 행정심판을 승소하기까지 지난한 법률 소송을 견디고 환경영향평가 통과를 이뤄냈다. 특히 연내 착공을 위한 사전행정절차인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심사도 지난 6월 말에 완료했다. 속도가 붙고 있다.
김 지사는 이 오색삭도 사업을 강원특별자치도법 관련 설명회에 나설 때마다 환경권과 자치권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이 가능한 발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규제 혁신의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또 “탐방객의 분산 효과와 교통 약자를 배려하는 공익성, 침체한 설악권 경기 활성화에도 한 몫을 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조속히 착공해서 2026년이면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줄 남설악의 절경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