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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
144호
Nature & Travel
로컬 20선, 환선굴·대금굴
VIEW.1418
전영민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사진 박상운 · 전영민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5억 년 전 강원을 만나다 

삼척 환선굴 대금굴


“우와! 진짜 멋있다."  

지난 7월 중부지방에 장마가 시작되던 날,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 환선굴에서 만난 초등학생의 콧소리 섞인 감탄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지극히 단순한 탄성이 환선굴을 제대로 대변해주는 듯했다. 동행한 스무 명 남짓 관광객들도 매한가지. 국내에서 가장 큰 석회암 동굴의 숨 막히게 경이로운 풍광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진다. 대자연의 위력 앞에 이심전심이 통했다. 




#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천혜의 비경, 환선굴 

10여 분간 모노레일을 타고 해발 500m 환선굴 입구에 닿았다. 높이 10m, 너비 14m의 거대한 바람굴에서 흘러나오는 시원한, 아니 온몸 구석구석 한기가 차오를 정도로 차디찬 자연의 숨결에 한여름 폭염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총연장 6.2km 중 동굴 보호와 안전을 위해 개방된 구간은 단 1.6km. 가벼운 탐방일 거란 섣부른 예단은 금물. 동굴 안은 마치 깊은 산속처럼 크고 작은 6개의 폭포와 10개의 호수로 구성돼 있고, 내부 둘레를 따라 끊임없이 펼쳐진 철제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려야해 실제 관람 거리는 개방 구간의 배 이상에 달한다. 한 바퀴 돌아보는 데만 족히 1시간은 넘게 걸린다고 하니, 신발 끈을 다시 단단히 고쳐 맸다. 


 

동굴 속 지구가 남긴 5억 년 시간의 흔적, 태곳적 자연을 간직한 울창한 석회암 지하 세계가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낸다. 백색 유석과 황색 유석이 섞여 형성된 미녀상, 표면에 산호와 커튼이 형성돼 도깨비방망이처럼 보이는 거대한 편심종유석, 천장의 낙수로 형성된 대머리형 석순, 세계적으로 희귀한 2차 생성물인 돔형 평정석순 옥좌대 등 모양과 특징에 따라 이름 붙여진 갖가지 종유석, 석순, 석주가 끝없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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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억 살  성장을  멈추지  않은  살아있는  동굴, 대금굴

운이 좋았다. 하마터면 폭우로 못 볼뻔한 대금굴 입장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대이동굴 관리사무소를 다시 찾았다. 

“대이리 덕항산 주민들이 산 안에서 천둥소리가 들린다는 제보에 2000년 동굴 탐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렇게 2003년 2월 대금굴을 발견했고, 4년에 걸쳐 관람로 제작 등 인프라 시설 구축 공사를 마치고, 2007년 대중에 개방했습니다.” 대금굴 모노레일 탑승장에서 만난 대이동굴 가이드 권동진 해설사(삼척시)가 발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대금굴 입구. 이 때문에 덕항산 꼭대기 1,070m에서 수직으로 땅굴을 파 동굴의 존재를 확인했고, 현재 동굴 출입 또한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 내부 140m 지점까지 인위적으로 뚫은 인공 터널을 통과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동굴의 가치가 매우 높아 100% 사전 예약제로 하루 최대 680명에게만 출입을 허가한다. 총연장 1.6km 중 개방된 0.8km 구간, 1,356m의 관람 동선은 정해진 시간 안에 반드시 가이드 해설사와 동행, 단독 행동은 절대 불가다. 


“보통 연구가 끝나고 나이가 많거나 성장을 멈춘 동굴들이 개방되는데, 대금굴은 이른 시간, 어린 나이에 개방됐어요. 지금도 계속 자라고 있죠. 그래서 관람하시다 보면 ‘동굴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으실 거예요.” 





대금굴 안 은하역 광장. 세찬 물소리가 지치는 일 없이 일각일각 굴러내린다. 주민들이 말한 천둥소리같은 웅장한 동굴의 울음이 끊임이 없다. 안전 관람 요령을 숙지하고 본격 나선 대금굴 탐방, 5억 년 된 강원의 속살은 어떠할까. 기대가 앞선다. 


첫 관문은 비룡폭포. 동굴 안에 8m 높이의 폭포라니. 이성과 상상을 뛰어넘는 자연의 신비에 첫 길목부터 경외감이 차오른다. 근원지를 알 수 없는 많은 양의 동굴수는 장마 덕에 불어날 대로 불어나 물안개까지 피어올렸다. 귓가를 가득 메운 폭포 소리, 눈을 가득 채운 몽환적인 물안개, 살아 숨쉬는 대금굴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갈라진 암석 틈새를 따라 종유석이 가로로 넓게 형성된 커튼 광장을 지나, 방해석의 침전으로 만들어진 휴석소,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지름 5cm, 높이 3.5m의 막대형 석순, 백두산 천지를 닮은 동굴 호수 천지연까지 땅속 금강물이 빚어낸 황금빛 화려한 자연의 보물들을 직접 목격하고 있자니 사뭇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진다. 





먼저 다녀간 이가 전하는 당부 하나. 

대금굴은 규모는 작지만 다른 동굴보다 계단이 많고 경사가 급한 걸로 악명높아 무리해서 오르다가 다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동굴 내부 습도는 95%를 웃돌아 물기를 가득 머금은 계단을 조심히 내디뎌야 하고, 관람 1시간 동안 발아래 폭포수가 콸콸 흐르는 암흑 길을 걸어야 해 폐소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매월 1일부터 다음 달 관람권 예매가 시작되고 관람일 하루 전까지 예약이 가능하니, 여유를 갖고 몸 상태를 꼭 확인한 후 안전하게 대금굴을 만나보길 추천한다.

 


 

대이동굴관광센터. 삼척시 신기면 환선로 800. 033-541-9266. 매월 18일 휴관


환선굴. 관람 소요시간 약 2시간(동굴 내부관람 1시간, 자유 관람)

대금굴. 예매 사이트 www.samsheoktour.kr. 결제 문의 02-866-6480 관람 소요시간 약 1시간 40분 (동굴 내부관람 1시간, 가이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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