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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
144호
Current Gangwon
특별한 강원인 시리즈 3.
주부권 미가주 도민회장
VIEW.1258
조은노
사진 주민욱 본지 객원 작가



특별한 강원인

LA 강원특별자치도민회장 주부권을 만나다




Chapter 1. 미국 LA 한인타운의 한식 전령사 


한국에서 거듭되는 사업 실패로 미국으로 건너간 것이 2001년.

사업가 주부권 역시도 1997년 한국을 강타했던 IMF 구제 금융 요청 사태의 파고를 견뎌내지 못해 미국으로 향했던 선택은, 오히려 터닝 포인트가 되어 그를 LA 한인타운의 요식업 전문가이자 한식 전령사인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했다. 


“정성이 가장 중요하죠. ‘최고의 음식을 푸짐하고, 맛있게 대접하자’라는 것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지켜온 가치입니다. 요리 전문가인 아내의 힘이 컸습니다. 40여 년 가까이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거든요. 춘천 동해막국수는 물론 운영 중인 식당의 메뉴와 조리법은 그이의 손에서 나옵니다. 아내 이름이 정성희인데요, 정성이라는 키워드를 그 안에서 찾아냈죠. 이거다 싶어서 상호로 브랜딩했어요. 우리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으니까요. 전, 식당에 분업화 시스템 도입하고 마케팅에 전념합니다.” 


강릉 임곡 출신으로 강원대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인 1989년, 300만 원의 대출을 받아 한백종합상사를 창업했다. 당시에만 해도 낯선 개념이었던 레저 스포츠 용품의 시장성을 알아보고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할 만큼 ‘돈’에 대한 감과 추진력은 또래 중에서도 발군인 편이었다. 아파트 5채를 보유할 정도였다. 탁월한 사업 감각은 LA에서도 빛을 발했다.


 

주 대표는 LA 한인타운에서 정 대표와 함께 2015년 형제갈비를 개장하고 이어 정성희의 동해막국수 LA 직영점, 춘천닭갈비, 2022년 보릿고개까지 연이어 오픈했다. 2020년부터 3년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한인타운 요식업체 대부분이 매출 급감소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런치플레이선(Lunchflation)’ 시대를 미리 예견한 선견지명과 빠른 실행력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성장의 계기가 됐다. 가성비 좋은 투고(도시락) 식단 판매로 매출을 잡고, 주 1회 무료 배식으로 ‘좋은 한인 식당’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직원 복지도 신경을 썼다. “형제갈비는  매니저가 없고, 캐셔 없고 마감하는 직원도 없는 3무(無) 경영 체계”라며 “서로 믿고 일해 직원 대부분은 2015년 개장부터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hapter 2. 6형제가 함께하는 ‘주’ 가의 요식업 그룹 


사실 그의 요식업계 성공적인 안착에는 형제들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미국에서 먼저 요식업에 뛰어든 형의 사업에 힘을 보태면서 업계 동향과 시장을 배웠고, 다른 형제들이 차례로 미국으로 옮겨와 한식당을 개업했다. 형 주문권 씨는 지난 26년 동안 음식업에 종사한 베테랑으로 20년간 이조캐더링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진솔국밥을 3호점까지 열었다. 여동생은 신선정육에 서의 17년간 운영 경험을 진솔국밥에 쏟고 있다. 막내는 상록수캐더링 대표이다. 지금의 주 대표를 상징하는 형제갈비의 상호는 Brothers Korean B.B.Q. 형제애를 생각한 마음을 담은 것일까. 



“음식에는 언제나 진심”이라는 경영이념이 통했던 것일까. 

드디어 2021년 LA 타임스가 선정한 인기 식당에 선정됐다. 낭보였다. 숨통이 트였다. 세계로 번지는 한류를 타고 미 본토에도 불어온 한식 바람도 도움이 됐다. ‘때는  이때’이지 싶어 줄곧 고민해 왔던 강원 토속음식 전문점을 개점했다. 강원식 시골밥상 한 상차림 콘셉트였다. 전략은 성공했다. 입소문을 타고 매출 이 급상승했다. 양념을 최소화하고 식재료 본래의 맛을 살린 한식 전문점 ‘보릿 고개’의 대표 메뉴인 보리밥 정식은 LA에서도 통했다. 


 


Chapter 3. 수구초심(首丘初心) 미 가주(LA) 도민회장이 되다 


올해로 회갑을 맞은 그는, 이제 또 다른 꿈을 위해 노력 중이다. 

청년 시절 가졌던 정치인으로서의 열망과 늘 가슴속에 묻어둔 수구초심(首丘初 心)은 자연스럽게 ‘봉사’와 ‘기부’ 문화로 이끌었다. 촉발은 도시락 무료 봉사였다. 2023년 4월, 한미동맹 7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형제갈비 상가 외벽에 그린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 벽화 또한 조국 사랑의 표출이었다. 춘천에 본사를 두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도 명맥을 유지해 온 한백종합상사 또한 마찬가지. ‘한백’은 ‘한라에서 백두까지 통일’을 염원하는 그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젊은 날의 초상이기도 하다.


올해 1월에는 신임 가주(LA) 특별자치도민회장도 맡았다. 그즈음 LA를 방문한 강원대 창업중심대학사업단과 ‘강원지역 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고향을 잊은 적 없죠. 앞으로 도 출신 동포들과 더욱 협력하고 고국의 지역 사회와 연계하는 가교 역할로 효과를 거두고 싶습니다.”라고 강조했다. 


1988년에 창립한 가주 도민회는 현재 회원만 150명. 

네트워크를 활용해 도민 회원의 친목과 화합을 다지고 강원 향토 기업 미주 진출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남가주 10개 향우회 연합체인 미주향우회총연합회와 연대, 한인 사회 풀뿌리 모임 강화, 청소년 지원, 지역 사회 봉사 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장학금으로 대학에 다녔어요. 6형제였으니 어려움이 많았죠. 사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졸업은 요원했을 겁니다. 제가 모교에 기부하는 이유지요. 제 남은 인생은 기부 재단 설립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걱정 없이 학업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