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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145호
Travel
원주 전통시장의 만두 이야기
VIEW.92
전영민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사진 박상운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자료제공 원주시 경제진흥과




세월을 빚고 소망을 담

원주전통시장과 만두 이야기






1뙤약볕에 들고나던 계절이 지나 고맙게도 다시 가을입니다. 

따사로운 추양, 소슬한 금풍, 이 계절을 환영하는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매년 이맘때쯤 되면

어김없이 잠자던 식욕을 확 깨워주는 가을이라 더 반갑습니다. 


가을은 역시 강원입니다. 한 해 동안 산, 들, 바다가 키워낸 귀한 식재료로 만든 먹거리 축제가

곳곳에 풍성히 여물었습니다. 횡성의 한우축제와 안흥찐빵축제, 강릉의 커피축제,

홍천에선 인삼한우명품축제와 사과축제가 우리를 살찌우려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올해 2회를 맞이한 원주만두축제가 새 도전을 향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 원주 중앙동 양키시장과 김치만두 

지난 9월, 만두축제가 열릴 원주를 한 달 일찍 찾았습니다. 

축제 준비가 한창인 원주자유시장. 1965년 3월 정식 등록된 전통 재래시장으로, 길 하나를 두고

나란히 자리한 원주중앙시장, 도래미민속시장과 함께 지역 중심 상권을 형성해 온 중앙동의 터줏대감 격 시장입니다. 

여느 전통시장과 달리 백화점 형태의 지하1층~지상2층의 건물 안에 450개의 시장 상가가 빼곡히 모여 있어 독특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사실 자유시장의 시작은 한국전쟁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원주에 주둔한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군수용품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미국 제품들이 이곳에서 거래되었고, 

그렇게 형성된 난전을 ‘양키시장’이라 불렀습니다. 

 


 


“양키시장 옆에서 농산물도 많이 팔았대요. 여기가 다 논밭이었으니까요. 

전쟁 후에 주민들이 배고픔을 달래려고 시장 주변에서 배춧잎을 주워 만든 것이 바로 지금 원주의 명물 김치만두예요.” 

시장 지하 1층에서 조우한 자유시장번영회 김명신 회장이 지난날을 복기하며 원주만두의 유래를 알려주었습니다. 


서민들의 소박한 정서와 애환이 담긴 원주김치만두. 그 속에 깃든 깊은 역사만큼이나 맛과 전통을 

자부하는 노포 만둣집들이 세 개의 전통시장 안에 줄지어 있습니다. 가게마다 3대를 이어 맛을 전승 

한 것은 기본이고, 하루 평균 적게는 20kg 한 포 반, 겨울철에는 그 배에 달하는 밀가루를 반죽한다고 

하니, 이 정도면 원주 대표 먹거리로 손꼽히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 만두를 사랑하는 도시로의 여행, ‘만두 성지 원주로’ 

지난해 10월, 원주시는 지역 만두의 역사와 맛을 보전하고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만두를 원주 대표 음식으로 선정하고, 

전국 최초로 만두축제를 개최했습니다. 

첫선에 모인 방문객만 20만 명, 그중 외지 관광객이 과반수를 넘겼고 MZ세대가 6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지역 음식 축제의 한계를 딛고 1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키며, ‘원주만두’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알린 만두축제. 그렇게 원주에 또 다른 명품 축제가 탄생했습니다. 









 




올해 원주만두를 탐험하는데 허락된 시간은 단 3일.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원주중앙시장, 자유시장, 

도래미시장과 문화의 거리 일대는 온갖 만두로 빈틈없이 꽉 채워집니다.

‘원주만두로路 맛지순례’를 주제로 주 행사장인 시장길은 14개 구간으로 나뉘어 에코 뮤지엄 만두전시로, 

체험놀이무대, 고기만두로, 김치만두로, 야채만두로, 컬러만두로, 세계 10개국 만두를 소개하는 글로벌 

만두로까지 다채로운 만두 로드가 펼쳐집니다. 


문화의 거리는 전국에서 선별한 맛집 만두들을 종류별로 60개 부스에 담아 소개하고, 지하상가와 연결된 

협동조합광장에선 직거래 장터 ‘만두 벙커 마켓’이 열려 지역 소상공인이 직접 재배하고 만든 특산품과 공예품을 판매합니다. 


현재 준비한 축제 프로그램만 24개. 만두명인 쿠킹쇼, 원주만두 역사음악극, 원주만두 예술여행, 만두 

빨리 빚기 대회, 만두 반죽 놀이터 등 각종 체험, 공연, 경연, 관광 프로그램이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 축제에 담긴 상인들의 꿈 

“작년 축제 예산이 3억 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배로 늘었어요. 만두추진위원회와 만두서포터스를 

발대하고 만두송(노래)도 만들었어요. 우리 시장에 여덟 분이 만두를 빚고 계신데 모두 축제에 참여하셨어요. 

축제 이후 외지 택배 주문이 그렇게 많이 늘었다고 해요. 덕분에 매출도 부쩍 늘었다고!” 


시장 상인들에게 축제는 실질이자 명분이라고 김 회장은 말합니다. 만두축제가 불러온 구도심의 활기,

 시장의 변화는 상인들이 다음 축제를 고대하는 이유입니다. 규모도 예산도 모두 배로 늘어난 축제를 위해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섰습니다. 읍면동에서 선별한 100명의 만두원정대가 원주 곳곳을 파헤쳐 

만두 맛집을 발굴하고 집집마다 포스터를 나눠주며 축제 붐 조성에 여념이 없습니다. 

올해 만두축제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 원주시는 지역 내 만둣집 창업 희망자를 모집해 축제기간 동안 

창업 쇼케이스를 운영, 창업 부스를 지원하고 축제가 끝난 후 창업을 위한 단계별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단순 일회성 축제가 아닌 음식, 문화, 관광을 융합한 만두 축제를 만들어 원도심을 재창조 하겠다는 

고원한 목표에, 상인들도 머지않아 달라질 시장의 모습을 벌써부터 반기는 모양입니다. 


원주의 세심한 고뇌와 상인들의 맛있는 꿈이 담긴 원주만두축제. 

먼 훗날 잔잔히 꺼내볼 추억의 맛을 찾아 올가을은 원주로 맛지순례를 떠나보렵니다. 

 




2024 원주만두축제. 10. 25. ~ 10. 27. 중앙동 전통시장 및 문화의 거리 일원. 

원주중앙시장. 원주시 중앙시장길6. 033-7434-2570 

원주자유시장. 원주시 중앙시장길11. 033-746-5037. 정기휴일 매월 첫째 셋째주 일요일 

도래미시장. 원주시 자유시장길26. 033-732-6501. 정기휴일 매월 첫째 셋째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