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다음 바로 떠나면
바로 여기, 네이처 로드 강원
헌화로 드라이브 ▶ 네이처 로드 6코스 바다 드라이브 길
동해와 인접한 해안도로를 주행하면, 어쩐지 마음이 사뭇 자유로워지는 기분이다. 햇살에 부딪히면서 윤슬이 설경과 어우러지면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굴곡진 해안도로를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차 밖의 바다가 새삼 아름답다. 겨울 바다를 좋아한다면, 설경을 품은 해안도로를 차를 타고 달려보는 것은 꼭 한번 시도해 볼 만하다. 강릉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헌화로는 북쪽으로는 정동진, 남쪽으로는 옥계해변이 위치한다. 바다를 메워 만들어진 헌화로 해안도로는 물 위를 주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경험하게 해 줄지도 모른다. 2025년 1월 1일 일출 새해맞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어쩌면 운 좋게 설경과 함께하는 해맞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태기산 드라이브 ▶ 7코스 전원 풍경 드라이브 길
잠깐 쉼이 필요한 주말이라면, 태기산을 따라 드라이브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횡성군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르는 이 길은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파르지만 오르기 어렵지 않다. 다만, 설경 감상은 눈이 온 후 도로 정비가 끝나고 나서야 가능하다. 오고 가는 길목에 스쳐 지나가는 횡성 호수길(횡성군 갑천면 태기로 구방5길 40)은 선물 같은 덤. 이왕이면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구룡령 드라이브 ▶ 3코스 높은 고개 드라이브 길
가을보다 겨울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높은 고갯길에서 아득하게 내려 보이는 설경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구룡령(九龍嶺)이 단연 최고다. 홍천군 내면과 양양군 경계에 있는 이 고개는 아흔아홉 굽이가 용이 지나간 것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1,013m로 국도 제56호는 백두대간을 통과하는 도로답게 절경을 선사한다.
눈 내린 설악산 토왕성폭포는 한 폭의 수묵화
지난 2015년 45년간의 출입 통제를 풀고 일반인들에게 공개한 국내 최장의 설악산 토왕성폭포는 매년 새해를 다르게 맞이하려는 이들에게 뜻깊은 장소가 되곤 한다. 산악인이 아닌 초심자에게도 탐방의 기회를 열어주는 토왕성폭포 전망대. 올해 1월 대설이 내리고, 내심 기회를 벼르던 지인들과 동반 촬영에 나섰던 이제욱 사진가는 비슷한 감상평을 들었다고 한다. ‘한 폭의 수묵화를 눈앞에서 감상하는 듯한, 마치 현실의 미술관에 들어와 있는 느낌’ 그래서인지 흑백 사진을 보내왔다. 설악동 소공원에서 비룡폭포까지 2.4㎞, 400m만 더 오르면 전망대다. 가파른 계단의 시작이지만 조금씩 쉬면서 오르면 된다. 25분 정도만 버티면 320m에 달하는 폭포를 마주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폭포까지는 약 1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갈 수는 없다. 허가를 받은 빙벽 타기 전문 등반인만 출입할 수 있다.
영원한 최고의 설경 성지 ‘선자령’과 진고개 길
산이 높고 골이 깊으면 어느 곳이든, 눈이 내린 하얀 세상은 자연의 기품을 보여주곤 한다. 높이는 1,157m. 구 대관령 휴게소에서 선자령까지 6km 정도 떨어져 있고 등산로가 평탄해 전 구간이 도보여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겨울 산행에 어울리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어 성지로 불려 온 지 오래. 해마다 등산객들과 사진가들, 새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 겨울 자연을 즐기려는 배낭 여행족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곳으로 본지에서 여러 차례 소개한 곳이기도 하지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장소이다. 강원관광재단이 발표한 빅데이터 기반 동향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눈꽃과 설경을 감상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방문객은 62,948명이었다. 그리고 모처럼 강릉까지 왔다, 그리고 눈이 그쳤는데 여유가 있다면, 대관령과 이어지는 진고개 길로 돌아가도 좋겠다.
여름을 압도하는 설경,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
해발 1,256m의 청옥산 정상의 육백마지기는 이제 사계절 관광지가 됐다. 6, 7월에 만개하는 샤스타 데이지 성지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해서 은하수를 가까이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별밤’을 선사하는 곳으로 등극하더니, 이제는 겨울 설경 풍광을 온전하게 만끽할 수 있는 배낭 도보여행의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굽이굽이 굽어진 산길을 따라 차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능선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갑자기 펼쳐진 산 정상의 하얀 평원은 보는 이들에게 순간 ‘앗, 겨울도 정말 예쁘다!’ 싶은 심정을 불러온다. 전망대 옆으로 청옥산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도보로 오르는 길과 나무 덱으로 조성된 무장애 나눔 길로 나뉘어 있지만 폭설이 내리면 차량은 오르기 힘들다. 12월부터 3월 31일까지 야생화 단지 내 화장실과 주차장은 사용금지다.
20대가 많이 찾는 만항재 함백산
‘함백산’을 찾은 등산객도 13,275명. 설경을 맘껏 감상하면서 깊은 산의 고요함과 백색의 풍광에 녹아들 수 있는 최애 겨울 산의 하나임을 증명했다. 특히 20대 방문객 비율이 약 40%로 가장 높았다. 정선 고한읍과 태백의 경계에 있는 함백산의 해발은 1,572.9m지만 1,330m에 자리 잡은 만항재까지 차로 오를 수 있으니 실제로 등산은 높이 300m 미만으로 하산까지 5.4km. 아무리 길어도 2~3시간에 끝나는 코스가 한몫했을 터이다. 무엇보다 맑은 날엔 동해 일출도 감상할 수 있다. 매봉산, 함백산,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위용도 볼 만하다. 한국의 산티아고로 불리는 운탄고도 5길과 6길이 바로 이 구간을 포함한다.
● 강원 네이처 로드. https://natureroad.gangwon.kr. 1644-4845
● 강원관광재단. http://www.gwto.or.kr. 033-269-8900
● 설악산국립공원 소공원. 속초시 설악산로 1055. http://seorak.knps.or.kr
● 토왕성폭포 http://towangseong.co.kr. 033-801-0900
●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길 583-76. https://tour.pc.go.kr/Home
● 평창군 종합관광안내소 033-330-2771
● 운탄고도. www.untan1330.com. 033-375-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