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봉우리가 주는
아찔한 재미
강원 20대 명산
홍천 팔봉산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위치한 팔봉산.
얼핏 보기엔 강 위에 솟아있는 것 같은, 평범하지는 않은 산세를 가진 산이다. 여덟 개의 각각 다른 모양의 크고 작은 봉우리로 북한강 지류인 홍천강에 휘어 감겨 제법 위험하고 그만큼 아찔한 재미도 준다. 정상에 올랐을 때 보여주는 절경도 기쁨을 주는 데 한몫해서 늘 등산객이 몰리고 삼면을 둘러싼 강 주변으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편이다.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즐비해서 327.4m의 높이는 다소 얕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올라서면 강한 팔봉산의 자존심이 그대로 느껴진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급경사 구간도 꽤 잦다.
강원자치도가 선정한 20대 명산의 하나이자 산림청의 100대 명산에도 포함된 팔봉산.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호흡은 금세 거칠어진다. 산행이 다 끝나고 깨달았다. 이 구간이 아주 좋은 길이라는 것을. 1봉으로 진입하자마자 ‘위험한 등산로’라는 안내 푯말 과 함께 갈만한 길과 험한 길 중에 선택을 강요하는 문구가 바위에 떡하니 붙어있다. 우리는 물론 험한 길로 향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잘 설치한 안전 구조물을 이용해 오르고, 로프도 잡는다.
1봉 표지석에 다다르면 발밑으로 굽이굽이 돌아가는 홍천강과 주변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8봉까지 오를 때마다 계속 마음을 사로잡았다. 거의 수직으로 내려가는 바위 구간과 완만한 흙길을 번갈아 가다 보면, 매년 봄과 가을에 당산제를 지내는 삼부인당이 보인다. 2봉 정상이다. 저 멀리 3봉의 멋진 바위들이 뽐내고 있다.
4봉으로 가는 길은 두 개. 해산굴을 통과하는 길과 철재 다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바위 사이로 몸을 비집고 가야 한다. 나올 때 앞서가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 산모가 아이를 낳는 고통을 느낄 정도라 해산굴이라 일컬었다는 일화와 여러 번 통과할수록 무병장수한다고 해서 장수굴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거의 직각 모양의 바위를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여러 차례. 어느덧 8봉을 지나 가파른 경사로 내려오면 갈대밭과 모래가 반겨준다.
등산 시간 3시간 30분. 짧지만 강렬하다. 아기자기 하면서도 낮춰보면 절대 안 되는, 팔봉산은 분명 고산 들에 뒤지지 않는 험준함이 있다. 주차장에 돌아와서 바닥에 잠시 걸터앉으니 다리가 묵직하다.
오래전부터 출중한 관광지로 주차장과 캠핑장까지 잘 갖추어져 있다.
주차장에 주차한 후 왼쪽 팔봉교를 건너면 들머리인 안내센터가 보인다.
● 위치 : 홍천군 서면 팔봉리 산225. 문의. 033-43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