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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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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생활도민증 사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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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은
사진 : 김영은







여행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바다와 산, 동굴과 숲,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어 올 때마다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족과 함께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다.


첫날은 환선굴과 스카이밸리를 찾았다. 환선굴 입구에 들어서자 서늘한 바람이, 마치 동굴이 내쉬는 숨결처럼 느껴졌다. 이어 찾은 스카이워크 앞에서 아이는 “이게 뭐가 무서워?”하며 씩씩하게 건너가 사진까지 찍고 돌아왔다. 어느새 용감해진 아이가 대견스러워 절로 웃음이 났다.


더위에 지쳐 발걸음이 무거워질 즈음, 째비카페에서 맛본 귀여운 아이스크림이 달콤한 쉼이 되어 주었다. 저녁 무렵 한섬 해변을 거닐며 파도 소리를 들으니, 평온했다. 둘째 날은 쏠비치 삼척에서 보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서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며 웃고 떠드는 순간, 이보다 더 소중한 시간이 있을까 싶었다. 그때 문득 ‘부모님도 함께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마지막 날 밤, 얼른 갈 곳을 찾고 쉬고 싶던 순간, 남편이 “이거 발급해 보자”며 휴대전화를 내밀었을 때는 솔직히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다. ‘강원생활도민증’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여행 기념으로 발급하는 카드쯤으로 여겼는데, 강원도 거주민이 아닌 사람들에게 도민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였다. 발급도 몇 분 안 걸려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


아이가 있으니 체험이나 관람 위주가 될 때가 많은데 매표소에서 자주 보이던 ‘지역주민 할인’ 안내가 눈에 들어왔었는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니 반가웠다. 적극 사용했다. 삼척 해양레일바이크와 해상케이블카, 강원종합박물관에서 매표소 창구 너머에서 들려온 “생활도민증 있으세요?”라는 한마디가 인상 깊었다. 알고 있는 사람만 누리고,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혜택을 먼저 챙겨주니 고마웠고, 여행이 한층 더 따뜻하게 기억될 것 같았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밟던 순간도,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듯한 케이블카도, 강원종합박물관 야외에 세워진 거대한 종유석 조형물 앞에서 감탄하던 순간도 내돈내산을 잘한 것 같아서 소소한 기쁨을 누렸다.


생활도민증은 단순한 할인 카드가 아니었다. 여행객도 도민처럼 배려받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고, 강원도는 손님을 이웃으로 맞아주는 곳이라는 마음이 전해졌다.

아이와 함께라면 학습과 놀이를, 부모님과 함께라면 편안한 힐링을, 연인과 함께라면 잊지 못할 추억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 강원. 생활도민증 덕분에 이번 여행은 더욱 알차고 특별했고, 앞으로도 우리 가족에게 꼭 챙겨야 할 여행의 필수품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