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m에 담긴
유서 깊은 역사 탐방
삼척 이사부 독도 평화의 다리

역사의 도시 삼척에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했다.
1,500년 전 신라 장군 이사부가 우산국 정벌을 위해 울릉도와 독도로 출항했던 오분동 오십천 하구에 그의 해양 개척 정신과 독도 수호 의지를 기리는 상징적 보행교 ‘이사부 독도 평화의 다리(이사부 다리)’가 지난해 6월 임시 개장했다.

# 역사를 잇는 190m의 여정
총 길이 190m의 보행자 전용 인교도인 이사부 다리는 우산국 정벌을 위해 출항한 곳으로 추정되는 오분항과 현재 영동지방의 시멘트 수송과 어업 전진 기지인 삼척항을 잇는다. 온통 새하얗게 칠해진 다리, 나무 덱으로 꾸민 계단에 발을 올리면 순식간 삼척의 과거와 현재가 펼쳐진다. 이사부 장군이 통섭한 유구한 역사 속 삼척과 근현대 사업의 근거지로의 삼척이 이 다리 위에 나란히 공존하는 듯 하다.
삼척시는 삼척항 일대를 문화 관광 중심지로 재편하기 위해 2020년부터 총 108억 원을 투입해 관광용 교량 건설을 추진, 2024년 준공을 알렸다. 삼척시 문화 관광도시 조성의 핵심 사업으로 ‘이사부 역사 문화 창조사업’과 연계하여 역사,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관광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건축되었다.

# 천혜의 자연을 거닐다. 발 아래로 흐르는 오십천, 눈앞에 알알이 빛나는 동해
다리 건설로 지역 역사 콘텐츠도 살리고 지역 간 접근성도 높아졌다. 양쪽 교각에 엘리베이터가 있어 이동약자들도 편히 오르는 수 있고, 다리 중간 구간은 유리바닥으로 조성돼 발 아래로 흐르는 오십천 강류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다리 위에 대칭 구조로 설치된 두 개의 전망대에 오르면 삼척의 풍경이 더욱 극적으로 펼쳐진다. 망망 동해의 수평선, 오십천 하구의 시멘트공장 산업 지구, 정라동의 구릉 능선, 저멀리 태백산맥까지. 한눈에 담기에도 모자른 풍광이 시원하게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안전기준에 맞춰 설계된 다리가 삼척 특유의 강풍이 불어올 때면 미세하게 살살 흔들리며 짜릿한 스릴까지 선사한다. 바람과 함께 걷는 특별한 체험이 걸음마다 신선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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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에서 이어지는 또하나 역사, 고성산과 오화리산성
정라동 삼척항 방면 북쪽 교각에서 다리를 올라 남쪽 교각으로 내려가면 또 하나의 살아있는 역사적 고증, 고성산(99.6m)이 이어진다. 해발은 낮지만 바다와 맞닿은 해안 절벽이 이어지는 험준한 지형 덕분에 예로부터 군사적 요충지로 역할한 산이다. 고성산 절벽 위로 삼국시대에 구축되어 고려시대에 진성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는 고대 산성 '오화리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총연장 약 1천m, 성내 면적이 3만 8,207㎡에 달했다는 이 토성은 신라의 북방 진출과 왜구 침입에 대비한 핵심 방어 거점이었다고 한다. 옛 지명인 오화(火)리가 오불리, 오분리로 음운 변화를 거쳐 현재의 오분동 명칭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 둘레를 돌아 이사부 장군의 활동 본거지로 알려진 오분동과 마주한다. 오십천과 동해가 만나는 작은 포구로, 신라시대부터 수군 기지가 설치되어 영동 9개 군의 수군을 지휘했던 유서 깊은 마을이다. 조선시대에는 '삼척진'(三陟鎭)이라 불리던 진영지로 이름을 알렸다. 신라시대 동해안 수군 거점으로 이사부 장군이 이 산성 아래 오십천 하구에서 출항했을 것이라는 역사적 추정에 따라 그 의미를 기려 오분동 해안에는 ‘이사부장군 우산국 복속 출항기념비’가 세워져 또 다른 감흥을 전한다.

정라동에서 오분동까지, 걸음 따라 역사가 펼쳐지는 삼척.
바다, 강, 산, 그리고 천오백 년 역사가 한데 어우러진 이사부 독도 평화의 다리.
살아 있는 역사길이 들려준 삼척의 과거와 현재,
앞으로도 기억되어야 할 평화의 독도를 깊이 되새겨준 이 역사의 여정을 꼭 한번 걸어보길.
Tip. 이사부 독도 평화의 다리. 삼척시 정하동 188번지 일원
삼척과 이사부
삼척에는 이사부독도기념관, 이사부광장, 이사부광장게이트볼장 등 이사부 장군의 이름을 붙인 공원과 명소들이 즐비하다. 정라동에서 새천년해안도로를 따라 삼척해수욕장을 지나면 이사부 장군이 울릉도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려 사용한 사자 나무상들을 재현해 놓은 '이사부사자공원'이 나온다. 삼척시가 운영하는 야간 문화 프로그램 ‘이사부 나이트 시네마’, 평생학습동아리 '이사부 무용단', 2008년부터 매년 이사부 장군의 해양개척 정신을 계승하여 열리는 '삼척동해왕이사부축제'에도 그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있다.
삼척항에서 삼척해수욕장까지 약 4.6km에 걸친 동해안 새천년해안도로마저 '이사부길'로 불린다. 길 따라 펼쳐지는 해안 절경과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신비로운 기암괴석, 울창한 송림까지 더해져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도보나 드라이브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이 해안길은 제법 높은 구릉을 따라 형성돼 오르락 내리락 꽤 경사졌지만, 중간중간 부담없이 발길을 멈추고 여유롭게 탁 트인 동해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곳곳에 즐비해, 삼척 바다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이만한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