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DMZ에서 만나는 순결한 자연생태와 평화의 시간
철원 DMZ두루미평화타운

철원 DMZ
분단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이곳은 신비롭게도 겨울이 되면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총성과 철책의 이미지를 대신해, 눈 덮인 하얀 철원평야를 유유히 걷는 두루미,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숨을 낮춘 사람들. 인간의 접근이 제한된 DMZ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온전한 자연을 품고 정적 속에 고요히 생명을 품고 있다.
철원은 동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겨울 철새 두루미 도래지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두루미와 재두루미를 포함한 수천 마리의 철새가 철원평야와 한탄강을 찾는다. 넓은 논과 습지, 얕은 수심의 하천, 그리고 사람의 간섭이 적은 민통선 지역은 두루미에게 더없이 좋은 월동지. 이 특별한 자연을 책임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 바로 DMZ두루미평화타운이다.

# 두루미 탐조 여행의 시작, DMZ 두루미평화타운
철원군 동송읍에 자리한 DMZ두루미평화타운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생태·평화 복합 공간이다. 전시실과 교육실, 작은 도서관, 휴식 공간을 갖춰 두루미와 DMZ 생태를 소개하고, 두루미 보호와 생태 교육,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거점 역할을 한다. 겨울철에는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두루미 탐조 관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철원 두루미 탐조 관광의 가장 큰 특징은 민통선 관광이라는 점. 개인 차량으로 접근하기 힘든 민통선 안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셔틀버스로 이동해 지정된 탐조대에서 두루미의 월동 모습을 관찰한다.

탐조 코스는 하루 두 차례만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탐조'(1코스)와 수시로 신청할 수 있는 '이길리 한탄강 두루미탐조대'(2코스).
1코스는 DMZ두루미평화타운에서 출발해 총 21km를 이동, 한국전쟁 당시 격렬한 전투와 포격으로 산의 흙이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고 해서 붙여진 아이스크림 고지를 지나, 남방한계선에 근접한 최북단 폐 간이역 월정역을 거처, 수십 마리의 두루미가 떼지어 서식하는 철새 도래지까지 두루 둘러본다. 소요 시간만 약 2시간. 현장 선착순 접수이며 회당 최대 32명까지 인원이 제한된다. 평화타운에서 이길리검문소까지 총 5km 탐조 여행을 떠나는 2코스는 30분에서 1시간 가량 소요된다.
망원경 너머로 보이는 두루미 무리는 그 수와 움직임만으로도 압도적이다.
고요 속에 느릿한 걸음, 일정한 간격의 군무가 보여주는 순간의 질서.
군사적 긴장으로 가득했던 이 땅 위에서 펼쳐지는 평화로운 풍경.
두루미가 날아오르는 순간의 날갯짓은 이곳이 왜 ‘평화의 땅’이라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만든다.

# 두루미 탐조 여행이 남긴 것
분단으로 인해 지켜진 자연,
그 자연을 다시 지키기 위해 또 다시 한 발 스스로 물러서는 경험.
철원에서의 하루는 배움이자 성찰에 가깝다.
하얀 평야 위를 걷는 두루미를 바라보다 보니 문득 든 생각 하나.
DMZ는 변함없이 생명이 드나들고, 계절이 흐르고, 조용히 평화를 고대하는 듯 하다.
겨울에만 허락되는 이 여행이 그래서 더 짙고 감동적이다.
TIP. 민통선 철새 탐조
민통선 이동이 포함되는 만큼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처음 방문한다면 오전 탐조가 비교적 한산하다. 철원의 겨울은 상상 이상으로 추우니 무엇보다 방한용품으로 안전하게 몸을 지키는 게 필수다. 두루미는 천연기념물로 성격이 매우 예민해, 탐조가 시작되면 소음을 줄이고 거리를 지켜 오래 바라볼 것. 사진보다 관찰에 집중하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탐조 후에는 철원 평야와 한탄강 물윗길, 고석정 등 주변 생태 명소를 함께 둘러보는 일정도 추천한다.
문의. DMZ두루미평화타운. 철원군 동송읍 양지2길 15-19. 033-452-9987
겨울 두루미 탐방 이용 안내(매주 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