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정
강원의 49번째 전통 사찰

삼척 정라동 보타산.
고난에 빠진 중생을 구제해 주는 관세음보살이 거처한다는 영험한 산에 자리한 작은 사찰 하나.
지난해 9월 전통 사찰로 공식 지정된 ‘감로사’다.
삼척항 푸른 동해가 아득히 펼쳐지는 정라동, 교동공원을 지나 가파른 경사길을 5분여 오르면 보타산에 포근히 안긴 감로사가 아담한 모습을 드러낸다. 작지만 65년 동안 굳건히 지켜온 역사와 찬란한 불교문화유산을 고스란히 전승하여, 그 가치를 인정받아 강원자치도의 49번째 전통 사찰이 되었다.

1960년 1월, 옛 관음사의 터였다고 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보타산에 담호당 봉석스님이 대웅전과 요사채를 세우며 감로사의 역사가 시작한다. 창건 이후 꾸준한 불사로 법등을 이어오며 신흥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불교 신앙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불교 문화 전승과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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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상이 굳건히 지키는 금강문으로 향하는 길목, 오른편으로 거대한 미륵불상, 해수관음상, 지장보살상이 자비로운 미소로 중생의 입당을 반기는 듯하다. 절로 경건해진 마음으로 경내에 들어서자 오래된 석탑 뒤로 대웅전이 위엄 있게 자리한다. 단층의 법당 안에 아미타여래삼존상(1960)이 좌정해 있고, 그 앞으로 승려와 불자들이 정성 들여 읊는 아침 불경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觀音菩薩大醫主 / 중생 병 고치는 큰 의사 이신 관세음보살님
甘露甁中法水香 / 감로수 병 속에 법수(法水) 향기로워라
灑濯魔雲生瑞香 / 마귀의 구름 벗겨 버리고 서기(瑞氣) 살아나게 하시며
消除熱惱獲清凉 / 모든 번뇌 씻어 버리고 청량(淸凉)함을 얻게 하시네
감로사 전각 곳곳에는 현판과, 기둥마다 주련들이 걸려 있다. 현대 한국 불교에서 동양 고전 연구의 최고 학승으로 추앙받는 탄허 택성 스님의 글씨로 채워진 편액들은 감로(甘 露)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찰의 품격을 한층 더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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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산지가람 배치 형식을 갖춘 감로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왼편에 중생의 병을 고쳐주는 약사여래를 모신 약사전과 범종각이, 오른편에는 승려의 생활공간인 요사채와 부처의 제자 나한을 모신 법당 나한전이, 뒤편에는 칠성여래를 주불로 산신과 독성을 봉안한 삼성각이 자유로우면서도 조화롭게 자리하며 전통 불교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대웅전의 아미타여래삼존상과 지장보살상을 비롯해 조각 310점, 회화 13점, 공예 21점, 석조 10점까지 총 354점의 불교문화유산이 보존돼 그 가치를 더한다. 특히 이번 전통 사찰 지정 조사 과정에서 수륙재 등 불교의례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화가 발견돼 의미를 더했다. 1811년 화승 정민(㝎敏 )이 그린 ‘원당도(願堂圖)’로 국내에서 극히 드물게 조성 연대와 작가 등 화기(畵記)가 명확하게 기록돼, 연대 구분을 기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 자료로 손꼽힌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유산자료로 신규 지정되었다.

작은 규모에도 사세를 유지하며 불교 신앙과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난 감로사.
강원자치도 불교 역사와 전통을 함께 아우르는 중요한 문화유산 원당도.
보타산 자락에 피어난 영롱한 이슬 같은 감로사의 문화가 오래도록 면면히 전승되어 가기를 염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