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얼마나 크고 밝아야 태백(太白)이란 이름을 얻을 수 있을까?
도시의 경계에 들어서며 문득 궁금해졌다. 지명에 담긴 의미야 여럿일 테지만, 그 답은 이곳을 둘러싼 산맥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태백산(1,566m)을 필두로 함백산, 매봉산 등 1,000m급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 싼 대한민국 대표 고원 도시. 평균 해발 900m, 구름이 발치에 머물고 태양이 가깝게 살결을 두드리는 태백은 이름 그대로 ‘크고 밝다’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태백산국립공원 입구, 당골탐방지원센터.
초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고산지대에서 느낄 수 있는 청량한 공기가 가슴 깊이 스며든다. ‘저게 뭐지’ 한마디씩 툭툭 건네고 가는 등산객들. 지난 2024년 5월, 태백산 품속에 새롭게 둥지를 튼 ‘하늘전망대’로 향하는 430m의 나무 덱 길이 눈길을 끈다. 태백산에 오르기 전 관문처럼 지나는 당골탐방지원센터에서 12m 높이의 상공에 길게 늘어선 무장애 탐방로는 3.6도의 완만한 경사를 그리며 숲의 허공을 가로지른다.




유아차를 미는 젊은 부부도, 휠체어에 몸을 맡긴 어르신도 등산의 고단함 없이 태백산의 속살을 만끽할 수 있고, 하늘전망대와 인근 소도야영장과 태백석탄박물관까지 탐방로가 이어져, 태백의 자연과 역사를 한 번에 누리기에 더할 나위 없다.


탐방로에 오른 순간, 손에 닿을 듯 울창한 수풀 사이로 태백의 시간이 펼쳐진다.
석탄 조형물이 잊힌 광산의 기억을 나직이 읊조리면, 곧이어 태백산의 주인인 맹꽁이, 산양, 토끼박쥐들이 귀여운 애니메이션으로 인사를 건넨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야생화 터널을 지나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숲을 채운다. 트램펄린과 집라인이 어우러진 ‘어드벤처존’은 그야말로 자연이 만든 거대한 놀이터다.




걸음의 정점은 동물영상관에서 맞이한다.
3면을 가득 채운 미디어 아트 속에 태백산의 사계절이 흐르고 전설 속 산군(山君)인 호랑이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일 때면 마치 시공간을 초월해 영험한 기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드디어 마주한 하늘전망대.
멸종위기종인 ‘날개하늘나리’ 꽃을 형상화한 33m 높이의 타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 같다. 빙글빙글 회랑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마침내 끝없이 넘실대는 초록 물결과 마주한다. 등산하지 않고도 고도 863m에서나 볼 수 있는 태백산 능선이 360도 파노라마로 눈앞에 펼쳐진다.

우와.
대자연의 위엄 앞에 내지른 외마디 감탄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등산화를 조여 매지 않고도 장군봉, 천제단, 문수봉, 소문수봉 등 한눈에 들어오는 태백산의 명봉들. 겹겹이 쌓인 산그림자가 푸른 파도처럼 밀려오고, 멀리 연화산과 함백산의 능선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겹겹이 흐르는 태백의 자연이 마음까지 시원 하게 파도치는 듯하다.


올봄, 대자연이 생동하는 태백산 하늘전망대에서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태백의 진면목을 오롯이 느껴보시길 권하고 또 권한다.
Tip. 태백산국립공원 하늘전망대. 태백시 천제단길 181. 입장 무료. 이용시간 10:00~17:00.
(주차) 태백산국립공원 당골탐방지원센터. 태백시 천제단길 1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