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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4
Travel
영월에서 열리는 단종문화제
글ㆍ사진 : 고광민 2026년 강원 소셜크리에이터
사진자료 : 재단법인 영월문화관광재단(단종문화제 홈페이지 갈무리)


1,400만 관객의 눈물이 닿은 곳, 영월

제59회 단종문화제




지난 2월 4일 개봉하여 대한민국 극장가를 뒤흔든 영화, 바로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도전작인 '왕과 사는 남자'다.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비극적인 생애를 유머와 해학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관객들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1,400만이라는 경이로운 관객 수는 단순히 영화적 재미를 넘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어린 왕에 대한 그리움이 반영된 결과다. 


4월은 스크린 속에서 단종을 마주하며 눈물지었던 이들한테  그 슬픔을 위로와 축제로 승화시킬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단종이 마지막 숨을 거두었던 땅이자 그의 충절이 서린 영월군 일원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성대하게 개최된다.



 

제59회 단종문화제

올해로 59회째를 맞이하는 단종문화제는 영월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향토문화제다. 숙종 때부터 시작된 이 유구한 흐름은 단종의 고혼(孤魂)을 달래고, 그를 끝까지 지켰던 충신들의 넋을 기리는 영월의 자부심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본 관객이라면 어린 나이에 왕좌에서 밀려나 척박한 유배지 청령포로 향해야 했던 단종의 고독을 기억할 것이다. 


이번 축제는 그 고독의 곁을 묵묵히 지켰던 또 하나의 주인공, 정순왕후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왕비에서 노비로 강등되는 풍파 속에서도 무려 64년이라는 세월 동안 단종을 그리워하며 홀로 삶을 견뎌낸 그녀의 사랑과 헌신은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조명된다.


제59회 단종문화제 포스터(출처: 단종문화제 홈페이지 갈무리)


 

주요 프로그램

이번 단종문화제는 동강 둔치 및 장릉, 영월문화예술회관, 관풍헌 일대에서 다채롭게 진행된다. 축제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기 전부터 영월은 이미 예술의 열기로 뜨겁다. 4월 20일(월)부터는 지역 예술인들의 열정이 담긴 전시와 더불어, 이번 축제의 예술적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서용선 화백의 '단종 그림' 전시가 열린다(~ 5/3). 서용선 화백은 기록 속에 갇혀 있던 단종을 현대의 캔버스로 불러내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고독을 성찰하게 만드는 역사화의 대가로, 거친 붓 터치 속에 살아난 단종의 눈빛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축제의 깊이는 달라진다.


 축제 첫째 날: 4월 24일(금)

*  스탬프 미션: 단종을 끝까지 지키려 했던 충신 '엄흥도'의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영월의 명소를 누비며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사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  정순왕후 선발대회: 현대의 기혼 여성들이 정순왕후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그 미덕을 나누는 시간이다.

*  왕과 사는 밥상: 영화의 서사를 현실의 식탁으로 소환했다. 방문객들이 영월 청령포의 역사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된 이 특별한 미식 프로그램은 어떤 숨은 맛과 요리가 나올지 벌써 기대를 모은다.

*  밤의 화려함: 영월의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와 드론쇼는 동강 둔치 주무대에서 펼쳐지며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축제 둘째 날: 4월 25일(토)

*  가장행렬 & 단종국장: 실제 국장 행렬을 재현한 웅장한 규모의 행렬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단종의 생애를 간접적으로나마 감상하고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단종과 정순왕후 가례: 비극적으로 헤어져야 했던 두 사람의 만남을 상상하며 치러지는 가례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축제 마지막 날: 4월 26일(일)

* 칡줄행렬 및 칡줄고사: 편장의 지휘 아래 줄다리기를 하며 지역 주민의 단합과 공동체 의식을 표현하는 영월의 대표 민속 행사다. 단종이 복위된 숙종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해지며 영월 지역 고유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 장릉 낮도깨비 공연: 세계유산인 장릉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은 영월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공연 형식으로 풀어내어 아이들에게도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제59회 단종문화제 행사안내도(출처: 단종문화제 홈페이지 갈무리)



영월 관광지 추천

축제장을 벗어나 영월의 구석구석을 누비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영화의 배경이 된 실재 장소들은 물론, 영월의 자연이 선물하는 비경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청령포와 관풍헌: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유배지 청령포와 단종이 사약을 받았던 비극의 장소 관풍헌은 영화 속 장면들을 현실에서 복기하게 만든다.


운탄고도 1330 통합 안내센터: 과거 석탄을 싣고 달리던 길을 트레킹 코스로 재탄생시킨 '운탄고도 1330'은 영월, 정선, 태백, 삼척을 잇는다. 청령포 인근의 통합안내센터에서는 여행 관련 정보를 얻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선돌: 기암괴석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서강의 줄기와 노을은 절경을 이룬다. 사진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그 웅장함을 직접 마주해 보길 권한다.



서부시장 및 그 외 먹거리: 여행의 마무리는 맛이다. 서부시장에는 쫀득한 메밀전병과 매콤한 닭강정, 순댓국 등 군침 도는 먹거리가 가득하다. 또한, 영월역 근처에서는 명물 다슬기를 재료로 만든 다슬기해장국을 맛볼 수 있으니 반드시 경험해 보는 걸 추천한다.



 

일회성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역사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길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우리가 여전히 단종이라는 이름 앞에서 같은 마음임을 증명했다. 

4월의 영월은 단순히 축제의 장이 아닌, 스크린 속 슬픈 왕의 이야기를 위로하고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곳이다. 

사랑하는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단종의 발자취를 따라 영월로 향해 보길 바란다. 

영월의 봄에 맞을 단종문화제는 당신의 삶에 가장 깊고 따뜻한 울림을 남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