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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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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북방항로
속초항의 비상(飛上)과 남겨진 과제들
: 전영민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사진 : 박상운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속초시청 지역경제과
자료제공 : 속초시청 지역경제과



속초~블라디보스토크 

속초항 북방 정기항로 재개, GNLst 

진정한 국제 무역항으로 도약을 위한 조건은?




10여 년간 닫혀 있던 속초항의 북방항로가 마침내 다시 열렸다. 

과거 선사들의 경영난으로 운영과 중단을 반복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속초항이 국제 카페리 정기항로 취항을 계기로 다시 한번 국제 무역항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침묵을 깬 북방항로 재개, GNL 그레이스호

지난해 8월, 지앤엘에스티(GNLst)가 운영하는 'GNL 그레이스호'가 속초항을 모항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2000년 4월 첫 북방항로 개설 이후 수차례 좌초를 겪었던 노선이 다시 살았났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1만 6,000톤급의 카페리인 GNL 그레이스호는 여객 570명과 컨테이너 화물 150TEU, 차량 350대를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하며, 현재 주 1회 두 도시를 오가고 있다. 취항 이후, 복잡한 국제 정세와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4개월간 총 21항차를 안정적으로 소화해, 여객 2,244명과 중고차 2,712대를 운송하는 의미 있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안전 점검을 위해 잠시 휴항했던 선박은 노후 시설을 전면 개보수하고 지난 2월 28일 운항을 재개했다. 신규 구명정 등 안전 설비를 철저히 보강했고, 장시간 항해에 따른 승객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노래방 기기, 게임기, 안마기기 등 선내 편의 시설을 대폭 확충하여 서비스 품질 개선에 공을 들였다.

 


북방항로 재개는 침체된 지역 관광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선사는 오는 4월까지 블라디보스토크 3박 4일 관광 상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수요 창출에 나섰다. 왕복 승선권, 선내 식사, 현지 호텔 숙박 및 가이드 등을 포함한 기획 상품으로 관광객 유입을 유도하며, 향후 속초 지역의 숙박, 음식, 유통 등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5월부터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2박 체류하는 4박 5일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체류형 관광상품 확대를 통한 이용객 증가가 기대된다.


 

 

항로 재개의 의미, 국제 무역항으로의 남은 과제

북방항로가 장기적으로 안정화되고 속초항이 명실상부한 국제무역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지역 경제를 견인할 항만 물류 인프라와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북방항로의 관문 역할을 하는 속초국제여객터미널의 기능 정상화가 대두되고 있다. 여객터미널을 정상 운영 체계로 전환하여, 현재 부족한 터미널 내 생활 편의시설을 확충해 이용객의 편의를 높이고, 터미널 자체가 하나의 소비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속초항의 이용 비용 구조 역시 화두에 올랐다. 현재 속초항은 강제도선구역으로 지정돼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이 반드시 도선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도선료가 타 항만 대비 4~5배 수준에 달하는 실정이다. 살인적인 속초항 도선료는 선사에 운영비 부담을 키워 기항지로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속초항 이용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항만 부지의 보세구역 재지정도 필요하다. 컨테이너 등 다양한 화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항만 인근 부지의 보세구역 기능이 기본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보세구역 재지정으로 통관 효율이 높아지고 물류 기능이 강화돼, 수산물 등 지역 산업과 연계된 물류 생태계도 구축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속초항의 북방항로 재개는 지역 경제 구조를 바꿀만한 중요한 분기점이고, 항로의 지속성과 확장성은 결국 제도와 인프라 개선에 달려 있다. 

이제는 상징적 성과를 넘어, 속초항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구조적 개선이 절실하다. 

활짝 열린 동해 바닷길이 일시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를 잇는 안정적인 물류·관광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