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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6
Nature & Travel
주문진등대
: 전영민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사진 : 박상운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108년을 밝혀온 

강원의 첫 번째 등대




강원의 아침을 여는 붉은 태양 아래, 

묵묵히 한 세기가 넘는 세월을 지켜온 하얀 파수꾼이 있습니다.


1918년 3월 20일, 강원도 해안에 처음으로 불을 밝힌 ‘주문진등대’.

올해로 108세라는 긴 연륜을 몸에 새기며 강원의 희로애락을 모두 지켜본 역사의 산증인과 마주해봅니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을 따라 주문진항에서 소돌항 방향으로 7분 남짓 여유롭게 걷다 보면, 

푸른 동해와 하늘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서 있는 새하얀 등대가 등장합니다. 

웅장하고 화려하기 보다는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자태로, 그 고유한 정취 덕분에 

주문진을 찾는 여행객 세 명 중 한 명은 발걸음을 멈추고 쉬어간다는 매력적인 등대입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이면에는 우리 근현대사의 짙은 상흔이 자리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축조된 벽돌조 구조의 건축물은 국내 등대 건축사에서 매우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출입구 상부에 뚜렷하게 남은 일제의 벚꽃 문양과, 하얀 외벽 곳곳에 깊게 팬 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자국은 

시대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과거 주문진항이 부산과 북강원도 원산을 잇는 항로의 중간 기항지였던 시절. 

주문진등대는 오징어, 명태, 무연탄, 규사 등 수많은 어획물과 자원이 쉴 새 없이 오가는 

눈부신 호황의 밤바다를 밝게 비춰주며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었습니다.




오랜 세월 변함없이 강원의 바다를 비춰온 주문진등대. 

그 곁에 서서,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본지 ‘동트는 강원’의 창간 의미를 자문(自問)해봅니다. 

공교롭게도 이 미더운 등대와 생일을 같이 하는 ‘동트는 강원(1996. 3. 20. 창간)’ 역시, 

앞으로의 30년, 더 나아가 1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강원자치도를 찾는 특별한 이들의 발길을 환하게비춰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캄캄한 밤엔 15초마다 불빛을 반짝이고, 

안개 낀 날엔 고동 소리로 뱃길을 알려주는 주문진등대처럼. 

‘동트는 강원’이 강원을 온전히 전하는 통로이자, 

낯선 여정 속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든든한 길잡이로 오래도록 남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