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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103호
Economy
60년 칠성의 꿈,‘와이크래프트 보츠’
VIEW.9447
김혜정 구성작가이자 본지 객원작가
정리 조은노
사진 박상운


# 프롤로그

자연이 만들어낸 석호인 속초 청초호.

이곳에 터를잡고 60여년을 버텨온 칠성조선소는 청초호가 조선시대부터 외해 풍랑을 피할 수 있는 천연의 조건을 갖춘 내항이었음을 알려주는 증명서이기도 하다.

필자가 취재에 나섰던 지난 10월말, 공교롭게도 한창 공사 중이었다. 양식업 확산과 어업 규제의 강화로 대형 어선이 시장을 정악하면서 국내 중소형의 조선업계는 쇠퇴의 길로 들어섰고 목선에서 FRP선으로 주류가 바뀌면서 칠성조선소는 선박건조를 접고 수리조선소로 명맥을 이어왔지만 그마저도 지난 9월로 수리업을 접고 업종을 변경했다. 이름을 남기고 '베' 라는 소재의 특별함을 담아 레저가 융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3대가 이어온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 칠성 조선소의 역사 - 3대 가업을 잇다.

故최칠봉옹이 청초호에 터를 잡고 목선 건조를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초반. 아들 최승호씨를 거쳐 이재 손자 최윤성 대표에게로 이어졌다. 힐아버지가 만들고 아버지가 지켜온 조선소. 가업을 이어받은 계기는 거창하지 않았다. 기술을 전수받는다는 묵직한 책임감보다 단순히 배를 만드는 것이 궁금해 뛰어든 가업의 길이었다.

조소를 전공하고 부부가 미국 메인 주에 위치한 랜딩 스쿨에서 목선 공정과 요트 디자인, 복합 소재에 관해 배우고 난 뒤 야심차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막상 쉽지 않았다고 한다. '확실하지 않은 일에 무모하게 도전해 일을 크게 벌인다.'며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카누. 2014년 브랜드 와이크래프트보츠(YCB)를 만들었다.




# 와이크래프트 보츠 - 전통 위에 새로움을 더하다

카누, 카약, 보트 및 서평보드를 만들었다.

소형 레저 선박 제작을 기치로 내 걸고 을해 3년째를 맞았다. 주문 제작이라는 와이크래프트 보츠는 척 보기에도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다. 부부가 밤낮없이 꼬박 매달리면 10일 정도 걸린다. 일단 완성하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보트가 만들어진다. 장인 정신이 깃든다. 고강도 섬유와 수지를 사용한 복합재로 배를 만드는 기술과 레이싱용 초경량 카약과 카누를 개발했다. 카약 디자인 특허를 내고 친환경소재인 나무로 배를 민들기 위해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청초호 철새인 뿔논병아리의 학명을 개발한 카약과 카누에 붙이기도 했다. 그렇게 카약 ‘Larus’와 카누는 ‘Grebe’가 탄생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그들의 애정은 이름 하나에도 묻어있다.

 전력 질주를 했지만 성과는 미비했다. 지난해 보트 수주 물량은 고작 5대. 인력도, 자금도, 시장도 한계에 부딪혔고 ‘국내시장은 시기상조’라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포기할 수는 없으니 고민이 깊어갔다. 그때 강원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났다.

멘토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카누, 카약으로 체험 관광 사업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청년혁신가 지역 생활 밀착형 비즈니스모델 발굴' 부분에서 전국 1위 를 차지해 지원을 받고 덕분에 올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미 수익구조가 무너진 칠성조선소가 산업유산이 될 수 있다”는 멘토들의 조언에 힘입어 근대 산업시설인 칠성의 브랜드가 문화 유산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하기를 꿈꾸며 절치부심, 때를 기다렸다.

 고진감래.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우선협상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지역관광 수준을 높이기 위해 3~4개 지자체를 관광권역으로 묶어 집중 발전시키는 5개년 사업이니 기대감은 컸다.

FRP 복합소재 선박 건조와 수리를 하던 소규모 강선 제조 기업이었던 '칠성 조선소'의 역사는 에코 박물관으로, 외이크래프트 보츠는 '배'를 주제로 한 체험과 레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 청년혁신가, 그리고 꿈

내년이면 공간을 활용한 체험 ·관광형 복합문회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인 칠성조선소.

에코 뮤지엄과 카페,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조선소 앞 공간에 숲과 배·바다를 주제로 공원 등을 조성 중이다. 와이크래프트 작업실 한곳에는 유학시절 부부가 처음으로 함께 만든 보트 `Nuh Wa Nah' 가 놓여있다. 흔히 ‘우든 보트’로 불리는 100%로 나무로 만든 배다. 이들이 지향하는 모든 것이 이 배에 담겨 있다고했다.

“이 길 시작과 끝은 배를 만드는 학교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보는 이도, 타는 이도, 만든 이도 다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배를 만드는 것” 이라며 ‘‘현재 구상중인 사업들이 자리 잡히면 레저용 나무배를 꼭 대중화시키고 싶다”고 강조한다.




# 에필로그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고, 나아가 직접 제작하는 기술까지 배워 레저산업의 하나로 자리하게 하는 것. 우리 손으로 만든 대한민국 속초배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는 꿈. 공사가 한창인 부지 곳곳에 튼실한 씨앗으로 뿌려지고 있었다. 유년과 청년시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는 이곳에서 그는 아내 백 은정씨와 함께 50대의 삶이 투영된 미래를 만들고 있다.

작업실 문을 열고 서너 발자국만 걸어가면 청초호다. 그 위에 배 한척을 띄우고 넓고 푸른 꿈을 향해 힘차게 닻을 올린 이들. 눈부신 항해는 이제 시작이다.

 

 

  

문의: ()와이크래프트보츠속초시 중앙로 46번길 45. 033-632-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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