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ㆍ정리 조은노
사진 주민욱 월간 사람과 산 기자

이른 새벽 6시. 아직 해도 들지 않은 시간 한계령 휴게소에서 차를 세웠다.겨울의 설악을 담자는 야심 찬 계획은 2주전부터 시작됐다.

코스는 한계령~ 한계령 삼거리~ 귀때기청봉~ 1408봉~ 대승령~ 장수대. 12.6km.
함박눈을 맞으며 걷기 시작한지 2시간 반. 삼거리 이정표가 우리를 반겼다.목적지 귀때기청봉까지 1.6km. 바야흐로 너덜 구간의 시작이었다.
적설량이 15cm 가까이 되니 부지런히 걸었다. 너덜 구간이 막 끝났을 때 드러난 능선이 눈 안으로 그득했다.
상고대가 한 폭의 병풍처럼 펼쳐진 순간. 딱 그 한 순간, 눈이 그치고 푸른 하늘이 드러나며 맑게 개였다.
거짓말처럼. 아마도 겨울 산행조차가 처음이었을 후배 동료는 “피로를 잊을 정도”라며 감탄을 연발했다.
안개가 걷히고 드러나 눈에 담기는 용아장성. 다시 한 번 풍광에 눈을 뺏긴다.
1408봉을 지나고 대승령으로 향한다.
대승령 표지 석에 섰을 때 오후 5시를 넘겼다. 일몰을 담고 서둘러 장수대로 발길을 돌렸다.
어둠이 내려앉은 산길을 내달렸다.귀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지만 인생이 그렇듯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