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고향집 한번 가려면 참으로 꼬불꼬불 험한 길과 비포장도로를 거쳐야 했던 내 고향 강원도.
태백 장성에서 태어나 자란 유년의 기억은 온통 검은 석탄이었다.
본 것이라고는 까만 석탄과 거무스레한 광부 어른들의 얼굴이기에 미술 시간에 유독 검은색 크레파스를 많이 사용했었다.
그게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다. 멋지게 살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고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가 그것마저도 성에 차질 않아 27살에 고국을 훌쩍 떠나 그리스에 정착한지 올해로 꼭 만 34년.
세계인이 주목하고 참여하는 2018평창 동계올림픽이 고국에서, 그것도 고향 강원도에서 열린다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
성화 채화가 시작되는 지난해 9월 24일 새벽 5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채화식을 위해 그리스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의 축제가 시작됐다. 대형버스로 이동하며 올림피아에 집결한 교민들은 성스러운 불꽃을 채화하는 순간을 경건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활활 타오르는 성화의 불꽃을 바라보며 한마음으로 기원을 올렸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전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는 올림픽이 되기를…….”
그리고 9월 31일 오후 4시 48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근처에서 대한민국과 그리스 한인회를 대표해 성화 봉송 주자로 뛰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의 인수 팀에게로 성화봉이 넘어가는 그 순간 참으로 감격스러웠고 행복했다.
이제는 성공적인 동계올림픽만 남았다.
필자를 포함해 그리스에서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은 너나없이 열심히 응원하며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곳 한인회 내에서도 강원도 출신이라고 하면 순박하고 청정한 사람이라고 불린다. 아내도 고향이 강원도라 ‘감자 바위 부부’라고 불리는 우리 내외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내 고향 강원도가 세계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길 소원한다.
살기 좋고, 인심 좋은, 산세가 맑고 깨끗한 도시. 내 고향 강원도는 올림픽을 통해 분명히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건승을 빌며 “파이팅”이라고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