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된 곳에 만들어진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설명에 자못 궁금증을 표출하던 동료들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은 우뚝 솟은 53m높이의 권양기(捲揚機).
1970년대 삼척탄좌 정암광업소 탄광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렸던 기계다. ‘레일 바이 뮤지엄’으로 명명된 이곳은 직경 6m깊이 600m의 원통형 수직 갱도가 남아 있는 곳으로 2001년까지 ‘심장’역할을 하며 당시 석탄을 실어 나르던 탄차, 인부들이 타고 이동하던 인차를 전시하고 있다. 1974년 탄광 안에 고여 있던 물이 터지는 사고로 작업자 전원이 사망한 재난 현장이면서 산업 역군이라는 역 사를 가지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여름이라면 기억의 정원이라 불리는 야외 공간에서 이들을 추모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해발 850m에 자리 잡은 카페 ‘850L’ 정선의 그윽한 풍광이 보이는 그곳에서 광부의 도시락으로 점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투어를 나섰다. 이제는 사설 박물관으로 등록된 아트마인(artmine). 예술 광산 구경을 시작했다. 송혜교•송중기 주연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 배경지로 알려져 이들이 촬영 중 묵었던 방을 그대로 전시하 고 있다. 북아프리카, 중국을 품은 가구나 침대가 내장된 아트레지던지룸은 ‘예술광부 되기 프로젝트’를 신청 자를 위한 시설이다. 전축이라 불리는 LP판을 틀어볼 수 있는 음악 룸도 있다. “특별한 화보 촬영을 원하는 신혼부부들이 간혹 이용한다”고 했다.
현대 미술관 캠에서는 상설 기획전시가 한창이었다. 한•일•중 현대 미술제 ‘삼국미감(三國美鑑)’을 돌아보며 동료들은 사진 촬영 모드다. 지난 2014년에 진행했던 진시황과 호위무사전이 호응이 좋아 상설전시관으로 운영 중이다. 복도를 따라 벽면으로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입주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또 한쪽 벽면으로는 탄 광을 모티브로 한 콜랴쥬도 보인다. 건물 자체를 전시관으로 활용하는 기획의도가 보인다. 탄광 작업을 마친 광부들은 1층 ‘세화장’에서 작업용 장화를 씻고, 2층 ‘샤워실’에서 탄 가루로 범벅이 된 몸을 닦은 뒤, 탄광 시설의 동력을 관리하던 3층 ‘종합운전실’을 지나쳐, ‘세월’ 작품이 걸려 있는 4층의 바로 그 출 입문을 통과해 퇴근했다. ‘經營多角化 積極展開’(경영다각화 적극전개), ‘經營方針’(경영방침) 액자는 지난 1970년 당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손 대표는 “힘들고 고될 때, 내 맘을 알아주는 이들이 없다 싶을 때도 있지만 남편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 다”면서 “척박하지만 지역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곳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주소 : 강원도 정선군 함백산로 1445-44
문의 : 033-591-3001,592-0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