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움으로 가득한 이색 동물원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귀여운 동물이라는 명성답게 1M 남짓한 키에 동그랗고 귀여운 눈망울을 가진 알파카는 사람을 대함에 두려움이 없었다. 셀카를 찍어대는 20,30대 관람객 사이로 슬그머니 다가와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어린이에게 다가와 얼굴을 비비는 애교쟁이다.
지난 8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휴가 특수 상실이 거론되던 시점에도 알파카 월드는 젊은 연인들과 가족단위 여행객들, 외국인 단체 관광객으로 북적거렸다.
# 동물과 교감을 통한 힐링의 장
알파카 월드가 일반 동물원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동물이 우리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 그래서 동물의 고유의 습성이 유지되고, 야생을 생생히 체험하며 교감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포니 나라, 숲 속 동물원, 알파카 나라, 새들의 정원 등 ‘애니멀 존’은 알파카 뿐 아니라 30여 종의 다양한 동물이 공존하는 생태의 장이다.
곳곳이 보이는 무인 먹이 자판기에서 먹이를 구입해 보송보송한 털로 뒤덮인 알파카를 쓰다듬으며 먹이를 주다 주위를 둘러보면, 탁 트인 초원을 토끼 2~3마리가 경쟁하듯 달리고 있다. 새들의 정원에는, 앵무새가 말을 걸고 노랑 빨강 화려한 빛깔의 새들이 날아와 머리를 스치고 가기도 하고, 팔에 나란히 앉기도 한다. 각 존에는 담당 트레이너들이 상주해, 관람객이 동물을 괴롭히지 않도록, 반대로 동물이 사람을 해하지 못하게 지도와 설명을 해준다.
알파카 월드 5분 거리에 떨어진 곳으로 가면 1급수에만 산다는 송사리와 다슬기가 있는 청정 계곡인 알파카 밸리가 있다. 이곳에서 송사리와 다슬기 잡기 체험을 하고, 야영장 바로 옆 루프탑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청정 계곡의 뷰를 감상하거나, 호텔링 서비스를 이용해 잠시 반려 견을 맡길 수 있다. 9월이면 야영장을 연다.
# 자연과 인간의 공존 속, 자연치유를 꿈꾸다.
알파카 월드의 설립자인 하늘마음 바이오는 의료컨설팅을 하는 회사이다.
현대인의 난치병으로 불리는 건선, 아토피를 천연약물을 이용해 치유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하늘마음 한의원이 전신으로, 과거에는 없던 각종 질환으로 고생하는 현대인들에게 청정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양지를 제공하고, 동물과 상호교감을 통해 정신적 안정감과 신체 기능의 회복을 꾀한다는 애니멀 테라피를 실현하고자 알파카 월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알파카 등 희귀한 동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동물원이자, 경쟁에 지친 2~40대에게는 자연 그 자체로 힐링을 느끼게 하는 곳, 병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노년층에게는 자연치유의 공간을 꿈꾼다는 알파카 월드.
개발주의 논리에 치여 훼손된 자연이 주는 경고를 위기로 인식하고, 무한경쟁의 시대, 공감과 소통 부재로 인한 현대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등장한 힐링 열풍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 에필로그
사람은 외로우면 힘들어 한다. 1인가구가 부쩍 늘어나는 요즘 반려동물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이것을 반증하는 예가 아닐까.
함께 하는 삶, 자연과 사람, 그리고 동물이 공존하며 서로 관계 맺어진 삶.
태생적 본질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알파카 월드는 그리고 싶어 했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