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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대 분소에서 시작이다.
미륵장군 봉 계곡은 오래 전부터 석황사터로 향하는 길목이자 진입로여서 제법 등산로가 뚜렷하다.
10여 년 전 같은 조릿대의 울창함은 없지만 지금도 오승 폭포에서 내려오는 계곡은 맑고 거대한 적송과 어우러져 깊은 산이 보여주는 신비로움은 남아있다.
계곡을 따라 20여분 정도 오르면 병풍처럼 펼쳐진 거대한 암벽이 우뚝 솟아 있다.
미륵장군 봉이다.
한두 번 오르는 것도 아니건만 늘 도전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여름이 시작되던 지난 6월 중순께 원고 청탁을 받고 오랜만에 바라본 아득한 암벽이 반가웠다. 카메라 장비를 챙기다 보니 선발대는 벌써 저 만큼이다. 이제는 그나마 드론이 있어서 마음은 좀 여유가 있다고나 할까?
모처럼 동행하는 이들이 전문가들이니 좋은 사진이 나오지 싶어 한껏 기대가 오른다,
역시 빠르다.
미륵장군 봉은 높이 200m 폭 180m 정도이며, 총 11개의 루트가 개척되었고 등반길이가 200미터가 넘으며 울산바위, 장군 봉, 적벽과 함께 설악산을 대표하는 암장이다.
1967년에 창립된 타이탄 산악회가 주도적으로 개척을 했다. 당시 외설악에 집중된 등반 대상지에서 벗어나 내설악의 미륵장군 봉에는 ‘코락 길(코오롱 등산학교 동문회)’ 만 개척되어 있었다. 타이탄 산악회는 1990년 10월 한가위를 맞아 ‘한가위 길’을 개척하고 1994년 8월에는 ‘카르마(Karma)’를 개척하면서 등반가들의 사랑을 받는 암장으로 발돋움 한다. 2000년 이후 많은 루트가 개척되었다.
우리가 이날 선택한 코스는 타이탄 산악회에서 개척한 타이탄 길과 한가위 길.
절제 된 전통 등반의 숨결이 있는 곳으로 한가위 길 1피치는 난이도 5.9정도다.
볼트 거리가 멀어 긴장감이 더 있다.
오랜만에 전통 등반의 재미가 한껏 무르익는다.
보통 볼트 거리가 먼 곳은 장비 설치가 되어 있거나 오르기 쉬운 곳이므로 그리 긴장할 필요는 없다.
고도가 높으니 아찔하다.
고개를 아래로 돌리면 수려한 경치와 설악산 능선의 눈높이로 들어온다.
오르느라 흘린 땀만큼의 보상이다.
4피치 등반 시작점에 도착하면 벙어리형 수직 균열이 5피치까지 이어져 있다.
가장 어려운 구간이기도 하다. 볼트 간격도 멀어서 선등자의 심적 부담이 심한 곳이다.
등반 길이가 30여 미터를 넘는 구간도 있어 묘미가 있다.
TIP
등반 전 사전허가가 필요하다.
교통은 인제에서 한계령으로 가다 장수 대 분소 가기 전 장수3교 못 미쳐 들머리가 있다.
주차는 장수대 분교나 가지 전 커브구간에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