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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
114호
Tour
고석정 코스모스길
VIEW.9520
김혜정_본지 객원작가이자 프리랜서 방송작가
사진 박상운•성용진_강원도청 대변인실

# 프롤로그

기암괴석이 늘어선 용암지대 협곡을 따라 맑은 물이 휘돌아 흐르는 ‘큰 여울’ 한탄강.
그 강변에는 1억 년의 역사가 더운 숨결로 살아있는 고석 바위가 있다.
철원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다. 그 지척으로 새로운 명소 하나가 탄생했다.
십리 길 따라 연분홍 코스모스가 꽃 물결로 일렁이는 곳.
철원을 단지 멀고, 낯설고, 군부대 시설 가득한 이미지로만 떠올렸다면 이제 그만 잊어라.
걸음걸음 당신을 꽃 길로만 걷게 할 또 다른 모습을 지금부터 만나게 될 것이다.



# 연분홍 꽃 물결 일렁이는 ‘코스모스 십리길’
총 규모 23만여㎡. 꽃밭을 따라 이어진 4km의 산책길.
특히 가을이면 앞 다투어 피어난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룬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코스모스 십리 길’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친환경으로 꾸며져 지난해 문을 연 이곳은 이후 입소문을 타고 각종 SNS를 통해 추천 여행지로 소개돼 1년 사이에 명소로 부상했다.



# 포병 훈련장, 꽃밭으로 변신하다
사실 4년 전만 해도 일명 ‘Y진지’로 불렸던 포병 훈련장이었다.
철원군과 지역주민이 군 시설물을 치우고 꽃밭으로 가꾸었다. 그 사이사이로 정원, 연못, 오솔길, 원두막, 목공예품, 깡통 열차 등 아기자기한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오랜 시간 스며든 분단의 아픔을 걷어내고 희망처럼 눈부신 꽃으로 피워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 사뿐사뿐, 아장아장 꽃 길만 걷자
꽃밭의 이름은 코스모스길이지만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노란 유채꽃, 푸른 청보리, 붉은 양귀비, 하얀 메밀꽃이 계절마다 흐드러지고 어우러져 어느 때고 기어이 당신의 발길을 불러 세우고야 말 것이다.
겅중겅중 걷던 걸음을 늦춰 사뿐사뿐 걷는 연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꽃 길.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앞세우고 자박자박 걷는 노부모와 보폭을 맞추며 걷는 꽃 길.
하루 종일 꽃밭 사이를 유유자적 거닐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눈과 표정과 말 속에는 온통 고운 꽃물이 들어 향기롭겠다. 어여쁘겠다. 내내 눈부시겠다.



# 에필로그
꾹 누르면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듯 시린 가을 하늘을 머리에 드리우고
햇볕에 잘 익은 다디단 바람을 배부르게 맛보며
느리고 헐거워진 시간 속을 하늘하늘 날아보고 나풀나풀 걸어보자.
하늘과 바람과 햇살과 꽃들은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그림 속 주인공만 남았다.
그 풍경 안으로 당신만 걸어 들어오면 완성이다. 이 가을날의 수채화는.






TIP
찾아가는 길은 고석정 주변으로 주소는 철원군 태봉로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