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국으로 풀리는 씨앗이 되다
세계 네 번째로, 국내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식량 작물이자 자원인 감자. 아직도 130여 개 나라에서 재배되며 유럽에서는 주식으로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 산업 및 의약 소재로도 확장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감자는 식량 자원을 넘어서 다양한 가공 원료 시장의 블루칩이 된 지 오래다. 한 때 구매 열풍을 불러왔던 ‘허니 버터 칩’을 떠올리면 가공 식품 업계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1인당 연간소비량은 12kg 내외. 지난해 전국 감자 생산량은 63만 톤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이 늘어 간혹 공급 과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식용 이외에 가공식품의 원료 소비와 수입 물동량은 지난몇 년간 계속 늘었다.
오랫동안 국내 씨감자 공급처를 자처해온 강원도는, 바로 이점에 주목했다.
그때부터 가공식품 시장의 성장 잠재성을 예측하고, 품종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재배 면적과 수확량에 의한 가격 등락 폭이 큰 품목인 만큼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한 품종으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면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더욱이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위험성이 높아져 수미로편중된 구조의 재편도 시급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절치부심했다.
농촌진흥청, 감자원종장과도 협력했다. 대학교와 민간 육종가들과도 긴밀하게 협조하며 머리를 맞댔다.기후변화에 강하고 저비용으로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며, 가공성이 우수하고,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품종을 만들자는 목표로 수년간 종자 개발에 전력투구, 마침내 7개 품종을 개발, 육성, 보급까지 마쳤다.현재 국내에 등록 혹은 출원된 품종만 90여 종에 달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 바로 오륜 감자가 존재한다.
오륜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부가가치 산업과 연계해 세계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는 포부를 담아, 국내 품종의 국제화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전분(15.5%)이 많고 저장 기간이 길며 봄, 가을 두번 재배할 수 있다. 병해충에도 강해서 요즘 기후변화의 대표적 특징인 이상 기후에도 잘 견딘다는 평을받았다. 2018년 국립종자원이 주최한 감자 품평회에서는 최우수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2016년에 처음으로 보급종이 생산돼 오륜 감자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 농가에서 재배를시작했다. 오륜 감자로 만든 ‘강원 나물밥’도 시중 간편식으로 유통돼 좋은 호평을 얻고 있다. 남이섬을 비롯한 전문 식당들도 운영 중이다. 오는 2021년에는 드디어 오륜 종자씨가 전국을 대상으로 대량 보급된다.
여세를 몰아 국내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에 진출한다.
지난 6월 30일에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을 대상으로 오륜 씨감자를 공급하고 기술과 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홍익 바이오와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중앙아시아 현지 시험을 마치고 지난 5월 국제품종출원을 완료했다.
또한 흰 꽃의 꽃망울이 20일 넘게 피어 볼거리와 청정 먹거리, 가공 산업이 어우러진 6차 산업의 전략상품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