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무궁화 수목원에서 선보인 내일의 식탁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힘들 땐 하늘을 봐’, ‘소소한 행복, 사는 게 꽃 같네!’, ‘힘내요, 당신!’
요즘을 위로하는 것 같은 글귀들이 적힌 안내판들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산책길로 접어든다. 낙엽송과 참나무가 군락을 이룬 숲 산책로 ‘무궁 누리길’이 시작된다. 불과 1, 2분인데 새 소리와 매미 소리가 떼로 들려 마치 깊은산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중간에 마련된 전망대에 서면 일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진득한 땀 기운을 식혀줄 때, 부지불식간 마음이 차오른다. “참 시원하구나!”
그리고 무궁화 미로 원.
삼천리강산에 무궁화동산을 꿈꾼 한서 남궁억(南宮檍) 선생을 기리는 광장도 있다. 독립운동가로 1919년에 홍천 모곡학교를 설립하고 홍천 일대에서 무궁화 보급에 힘쓴 그의 동상(像)이 있다. 그 옆에는 선생의 정신과 홍천의 새로운 1,000년을 기념하는 천년송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전시 온실, 장미 과원, 무늬 원 등 16개 주제원에는 무궁화 83종 7,340그루를 포함해 1,300여 종의 14만 본(초목 따위를 세는 단위)의 식물, 수목들이 자리 잡았다.
또한, 가는 길목마다 무궁화와 관련된 설명 안내판들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1517년(중종 12) 최세진이 편찬한 <사성 통해>에 무궁화라는 한글 명칭이 처음 나타나 있다는 기록들도 알려주고 있다.
장장 6년의 공사 끝에 2017년 7월 홍천 북방면 국도 5호선 근처 31만 5935㎡ 부지에 조성돼 국내 첫 무궁화 테마 공립공원으로 탄생한 이 수목원은 이제 홍천의 무궁화 명소 1호로 지정되었고, 지난해에는 제10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한국 조경학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계절마다 시절을 알리는 꽃들이 만발하고 억새 원, 작은 습지, 연못, 정자까지 만들어져 있고, 또 수목원과 연결된 돌산의 힐링 숲길 등산로(2.7km) 정상에서는 가리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도 있다고 한다.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
일편단심, 인내, 영원을 꽃말로 가진 무궁화.
7월 개화가 시작되어 매일 새벽 꽃잎이 피어올라 해 질 녘이 되면 지기를 10월까지 반복하며 100일 동안 한 그루에서 자그마치 3천 송이의 꽃이 핀다고 하니, 이름 그대로 피고 지고 또 피는 무궁한 꽃.
8월이 지나면 무궁화로 뒤덮일 이곳을 한 번쯤 찾아보아도 좋겠다.
오고 가는 휴가 길, 고속도로에 지칠 때, 국도로 방향을 돌리는 날 들르기에 안성맞춤이다.
TIP
●문의 : ☎ 033-430-2774, 2777. www.mugunghwapark.kr. 무료
●탐방 코스
- 1코스(무궁화 길) : 억새원∼무궁화원∼암석원∼품종원Ⅱ∼무궁화 미로원∼남궁억 광장∼품종원Ⅰ∼장미과원∼전시온실∼중앙광장(40분 소요).
- 2코스(치유 숲 길) : 쉼터∼배나무원∼산채원∼품종원Ⅰ∼전나무원∼무궁누리길∼분재온실∼단풍나무과원∼향기원∼무늬원∼무궁화원∼억새원∼중앙광장(60분 소요).
- 3코스(완전 정복 길) : 중앙광장∼억새원∼무궁화원∼연못∼야외무대∼무궁누리길∼전나무원~품종원∼미로원∼암석원∼품종원Ⅱ∼분재온실∼야외무대
∼단풍나무과원∼향기원∼무뉘원∼억새원∼중앙광장(1시간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