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늦게 내리는 하늘 꽃 비
춘천 물안마을 꽃 잔치
물안 마을.
이름도 참 곱다.
남한에서 가장 늦게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소양 댐을 가는 길을 돌아 뒤 안 길로 가거나 청평사를 육로로 갈 수 있는 길이다.
춘천시 북산면 부귀리.
자동차로 달리면 고즈넉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북산면 행정복지센터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양구 방향으로 배후령 터널을 지나 안내를 한다.
청평사 방향으로 돌아가는 길도 있는데 족히 30분 이상 더 운전을 해야 하지만 꼬불꼬불 고개를 넘는 재미가 있다.
옛길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길도 꽤나 예뻐할게 뻔하다.
이 길로 차를 몰면 벚꽃 길 아랫부분으로 도착한다.
바빠서 꽃 한번 쳐다 볼 여유가 없었던 일상을 보냈던 분들에게 마지막 남은 선물처럼 꽃비가 흩날린다.
올해 소개하려고 지난해 몇 번을 오고 가던 끝에 절정에 달하던 날,
꽃비 속에 잠겼다.
뒤뚱 뒤뚱……
아기들 손잡고 찾아온 가족들, 중년을 넘은 듯 보이는 모녀,
동년배 친구들과 꽃구경을 나온 어르신들, 연인들과 직장 동료들도 있었다.
이리저리 셔터를 누르고 마냥 해맑게 거니는 이들.
다들 행복한 표정이다.
"와우! 잠시 잠깐이지만 벚꽃 터널을 지나오니 마치 천국에 다녀온 기분이네요."
카메라를 들고 오르는 길, 스쳐 지나며 주고받는 말들이 귀에 꽂힌다.
필자에게도 참 기분이 맑아지는 순간이었다.
"꼭 와봐야지" 몇 년 전부터 벼르다 드디어 딱 시간을 맞췄다. 늦은 오후 번지는 햇살이 따스했던 그날, 운 좋게도 벚꽃이 만개했다.
찰칵, 찰칵, 찰칵……
아기를 촬영하느라 바쁜 엄마를 보면서 삼삼오오 모여 연신 기념 사진을 날리는 친구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필자도 참으로 여유롭게 만드는 그런 따듯한 오후였다.
1.2km. 여유를 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기념사진을 남기다 보면 어느 덧 몇 시간이 훌쩍 지난다.
시장하다면 마을주민들이 운영하는 간이식당에서 국수나 간식을 즐기면 된다.
최근 몇 해 전부터 '마지막 벚꽃'으로 불리며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이들이 늘어나자 마을 주민들이 지난해부터 축제를 열고 있다.
김덕래 이장은
“올해는 4월13일부터 17일까지 북산면 물안마을 꽃 잔치로 행사를 준비합니다”라고 했다.
문의
물안마을 : 010-4006-5722
북산면행정복지센터 : 033-250-3610